축산과 식육산업의 역사 인문학

유니언 스톡야드에서의 하루

Meat marketer 2025. 5. 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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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언 스톡야드에서의 하루

A Day at the Union Stock Yards


유니언 스톡야드

이 글은 1907년 7월호 『시카고: 위대한 중앙 시장 매거진(Chicago The Great Central Market Magazine)』에 실린 기사이다. 이 글은 어쩌면 업튼 싱클레어(Upton Sinclair)의 고발소설 『정글(The Jungle)』에 대응하기 위한 홍보용 글로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정글』은 1906년 2월 26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 참고로, 기사 발행일이 "1807년 7월"로 표기된 부분은 오기이며, 정확한 연도는 1907년이다.

유니언 스톡야드에서의 하루
James E. Poole 지음

디어본 신부가 막 베개에서 머리를 들었을 즈음, 노쇠한 태양의 첫 시도가 어두운 밤을 몰아내고 스톡야드 지평선 위를 떠도는 침침한 장막 사이로 햇살을 밀어넣으려 애쓰고 있을 무렵, 생축 중개업자들의 무리가 이미 하루의 맥박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세계 최대의 생축 시장에서 수많은 동맥을 통해 매일 순환하는 방대한 거래의 초기 진동을 더듬고 있었다.

 

월요일 아침이었다. 일요일 저녁부터 이른 월요일까지 무려 소 35,000두, 돼지 50,000마리, 양 35,000마리, 말 1,500마리가 거대한 도축장의 탐욕스러운 입 속으로 삼켜졌다. 시카고를 중심으로 한 미국 내 철도망의 1,000개가 넘는 정거장에서는 금요일 밤과 토요일 내내, 주 초 월요일에 집중되는 생축 물량을 준비하기 위한 주말 특유의 분주한 활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모든 사전 준비를 위해서는 3,000대에 가까운 축산 운송 화차, 100대 이상의 기관차, 그리고 수많은 인력의 지속적인 관리가 동원되었다. 그 전주에도 시장 상황은 대체로 호조였다. 공급은 적정 수준이었으며, 구어체 표현으로 하자면 “말끔히 비워졌다.” 전국의 축산물 출하자들이 전화, 전보, 우편으로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자, 중개업체들은 늘 반가운 지시사항을 보냈다. “보내십시오.”

그 결과, 텍사스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오하이오에서 워싱턴과 애리조나까지 아우르는 광대한 지역에서 말, 소, 돼지, 양이 한데 모인 거대한 생축의 집결이 이루어졌다. 캔자스 사료장에서 나온 윤기 나는 살찐 소, 텍사스에서 곡물 사료로 살을 찌운 비육우, 몬태나에서 건초를 먹고 자란 초지우, 미국 옥수수 벨트 전역에서 몰려온 살찐 돼지들, 그리고 뉴멕시코 태생이지만 콜로라도의 비옥한 땅에서 살을 찌운 흰 얼굴의 양들이 줄지어 도착하였다.

그리고 도축장이 위치한 **패킹타운(Packingtown)**에서는 25,000명의 노동자들이 이 울부짖고, 꿀꿀거리고, 매애 울어대는 가축 무리를 도축하기 위해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었다. 단 몇 시간 내에 무려 10만 마리의 동물 생애가 종료될 것이며, 이는 문명화된 세계의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함이었다.

 

철도의 움직임

일요일 밤, 시카고와 미시시피강 사이를 잇는 여섯 개의 주요 철도 노선 전체에서 긴장이 감돌았다. 미시시피강 서안에서는 수많은 철도 노선이 한데 모이는데, 이 노선들은 미국 지도상에서 가축이 생산되는 거의 모든 지역으로 뻗어 있다. 그중 일부는 로키 산맥 깊숙한 곳까지 이어지며, 예를 들어 **산양 고기로 유명한 산루이스 밸리(San Luis Valley)**나, **소고기로 이름난 몬태나의 빅홀 분지(Big Hole Basin)**까지 연결된다.

한 주요 철도 노선에서는 무려 900대의 가축 운송 차량이 단 하나의 미시시피 강 다리를 건넜다. 이 차량들이 시장 개장 시간에 맞춰 시카고에 도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기에, 해당 철도회사의 일반 교통 관리자(General Traffic Manager)는 밤새 잠도 자지 못한 채 수송 작업을 지휘하였다.

일요일 해질 무렵, 스톡야드 내부는 분주함과 소란으로 가득했다. 하늘의 별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전기 조명 아래에서 훈련된 수백 명의 인부들이 질서 정연하게 작업을 수행하였다. 이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열차들에서 가축을 하차시키고, 우리에 들여놓고, 사료를 급여하였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구매자들이 시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전량 도착”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 모든 작업은 단지 하루 동안 2백만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질 준비 작업에 불과했다. 해가 지기 전까지 이 막대한 자금은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흘러들어갔고, 일부는 철도 회사의 순이익을 불리는 수익으로 전환되었지만, 대부분은 생산자의 노력과 진취성에 대한 보상으로 농촌 지역으로 전달되었다.


하루 업무의 시작

“이번엔 정말 뒤죽박죽이야.” 한 중개업체의 사무소 담당자가 야적장 담당 파트너에게 말했다.
“이번엔 네가 제대로 움직여서 지방 출하자들에게 면을 세워야 해. 네브래스카에서 온 큰 소 여섯 차가량은 사실상 2주 전에 도착했어야 했어. 출하자가 원하는 가격을 받아내는 건 너한텐 쉽지 않을 거야.”

“셀럼 앤 퀵(Sellem & Quick) 쪽에서 드라이브(drove, 가축 무리) 일부를 가져갔는데, 그쪽보다 더 나은 조건을 만들어야 우리가 이긴 셈이야. 그리고 벙컴(Bunkum)이 60일 전에 사들인 물량을 함께 섞어서 들여보냈는데, 야드 안의 모든 구매자들이 외면할 게 뻔해. 내가 그에게 30일 더 키우라고, 그러고 나서 뼈라도 가려서 보내라고 전화했지만, 자기가 다 안다며 고집을 부렸지. 결국 나중에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치면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할 판이야.

“정육소용 소도 12차가량 들어왔는데, 마지막 몇 마리는 앙상한 뼈대만 남은 해골들이야. 천사라도 그 꼴을 보면 울겠어. 돼지는 몇 로트(split loads)로 나눠서 받았는데, 시세는 파운드당 10센트 하락했고, 출하자들은 빠지고 구매자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지난 1년간 거래하려고 공 들인 고객이 보낸 양들이야. 이번에 실수하면 그에게 더 이상 우표 붙일 일도 없을 거야.

 

용어 해설

이 모든 상황은 다음과 같은 현실을 의미한다. 어떤 네브래스카 축산업자는 살이 많이 오른 소들을 너무 오래 시장에 남겨두어 여름 더위까지 넘기게 되었고, 결국 중개인이 이를 수습해 주리라 기대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한 아이오와 출하자는 중개인의 조언을 무시하고 반만 살이 오른 소떼를 보냈는데, 마침 그 시점에 이러한 가축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위스콘신의 구매자는 **유제품 농장의 불량 가축(culls)**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캔너(canners)"로 분류되는 노쇠한 암소들, 즉 스톡야드 업계 은어로는 “모자 걸이(hat racks)”, “해골(skeletons)”, 혹은 풍자적으로는 **“뚱보 악당(fat rascals)”**이라고도 불리는 소들을 많이 포함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중개인의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돼지의 ‘분할(split)’**은 지방 출하자들이 여러 도매업체에 가축을 나눠 보내면서 판매 역량을 시험하려는 의도를 뜻한다. 양 출하자는 지속적인 권유 끝에 이번에 이 도매업체에 처음 물량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의 거래 여부는 이번 실적에 달려 있다. 그 결과, **야적장 담당자(야드맨)**는 당일 업무에 포함된 여러 난제를 고민하며 백발이 더 늘어났다.

그러나 불과 5분 후, 그는 현장에 나가 부서를 지휘하고 있었다. 각 부서에는 이미 이른 아침부터 유능한 판매 직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다음 두 시간 동안은 지휘자도 부하 직원도 숨 돌릴 틈 없이 일에 몰두했으며, 정오가 되어서야 야드맨은 탈진한 모습으로 말에서 내려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사무 파트너에게 보고했다.


수익 분배

“네브래스카에서 온 **그 큰놈들(big dogs)**은 100파운드당 5달러 90센트에 팔았어. 그 사람한테 편지 쓸 때는 왜 그리 오래 끌었는지 따끔하게 말해. 시장가보다 10센트 더 받았지만, 그건 내가 운 좋게 급한 동부 구매자를 찾아낸 덕분이야. 아니었으면 우리는 그 소들을 하루 더 떠안아야 했을 걸.

아이오와 출하자한테는 옥수수를 더 먹이고 너무 성급하지 말라고 전해. 이번 물량은 가까스로 처분했지만, 솔직히 다음번엔 길 건너 업체에나 보내줬으면 좋겠어.

**캔너들(canners)**은 손해봤지만, 살찐 암소들은 순식간에 팔렸어. 중간 시점에서 시세가 반등했는데, 덕분에 돼지는 초반 시세보다 파운드당 2.5센트 더 높게 전량 팔았지. 그걸로 ‘분할(split)’ 물량 문제도 해결된 셈이야.

근데 진짜 운이 좋았던 건 양(sheep)이야. 최고가에 팔렸어. 그걸로 콜로라도 고객도 당분간은 계속 보내줄 거야. 이제 송장(mark the tickets) 정리한 후엔 **당신이 마무리 잘 해야지.”

 

 

중개인의 보상

미국의 대형 가축 시장, 그중에서도 시카고를 대표로 하는 이러한 유통 구조 내에서 생축을 다루고 판매하는 업무만큼 노동 강도에 비해 보상이 적은 분야는 거의 없다. 또한 이 업무는 상당한 기술, 에너지, 그리고 경험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1,200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돼지 한 화차 분량을 야적장에 들이고, 정렬하고, 사료와 물을 공급하며, 이를 판매하고, 그 수익을 출하자에게 송금하는 데에 중개인이 받는 수수료는 고작 8달러에 불과하다.

생축 중개인은 안락한 직업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혹한, 폭염, 비, 눈, 먼지, 진창을 모두 견디며, 일반 상인들이 아직 가정의 안락함을 누리고 있을 이른 새벽에 하루를 시작한다. 또한, 위탁된 가축에 대해 어음(draft)을 수용함으로써 재정적 위험도 떠안는다.

그는 결코 게으를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 출하자는 언제든 중개인을 바꿀 수 있다. 매일 그는 생축 시장에서 가장 노련한 상대인 정육회사 구매자들과 거래를 벌여야 하며, 이는 말하자면 "호각지세(互角之勢)"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지방 출하자의 성공 여부는 이 중개인의 손에 달려 있다.

모든 직업에 ‘기술’이 있듯, 생축 중개인도 사업 시간 내내 전술가처럼 움직여야 한다. 그는 가축에 최대한 사료와 물을 먹여 ‘만족스러운 상태(fill)’를 만들어야 하고, 구매자에게 단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야 하며, 마지막으로는 출하자에게 자신이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음을 납득시켜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 분야는 약자가 성공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생존은 오직 강자(fittest)의 몫이며, 스톡야드란 결국 경쟁의 투기장이기 때문이다.


신뢰와 정직 거래

정직(Honor)은 생축 시장 종사자들의 최우선 가치이다. 실제로, 그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음흉한 술수나 헛된 속임수는 이 시장에 발붙일 수 없다. 정직한 거래가 바로 스톡야드 상업 구조의 기초이자 근간이다.

시카고로 생축을 출하하는 5만 명 이상의 지방 생산자나 출하자는, 차량에 가축을 싣고 철도가 이를 픽업해 갈 때 아무런 불안도 느끼지 않는다. 물론 시장 시세가 어떤 방향일지는 미리 알 수 없다. 그러나 출하자는 확신할 수 있다. 자신의 가축이 시카고 시장에서 판매된 지 단 한 시간 내에, 그 순수익에 대한 어음이 동봉된 편지 한 통이 발송되며, 해당 거래 내역이 명확히 기록된 명세서도 함께 도착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출하자는 알고 있다. 시카고의 담당 중개인이 시장 여건 내에서 최선을 다해 거래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단 한 푼의 손해도 자신에게 가해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점을 말이다. 이처럼 출하자의 절대적인 신뢰는 시카고에서 시작되어 전국의 시장으로 전파된 독보적인 생축 거래 시스템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그 시스템은 이후 설립된 모든 하위 시장의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거래 성립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거래는 오직 구두로 이루어지며, 이 방식으로 하루 평균 100만 달러 이상의 거래가 성사된다.

“소 한 화차 필요하신가요?”
판매원이 야드를 거닐다 마주친 구매자에게 묻는다.
“좋은 소 있다면야. 한번 봐야 알겠지.”

둘은 함께 해당 가축이 보관된 우리로 말을 달린다.

간단히 살펴본 뒤,
“얼마나 부르나?”
구매자가 묻는다.
“60센트.”
“40센트 줄게.”
“그럼 중간으로 하자.”
“50센트에 달아봐.”

이렇게 단 몇 마디 대화만으로 거래는 성사된다.
판매자가 100파운드당 5.60달러를 부르고,
구매자가 5.40달러를 제시한 소 한 화차가
5.50달러에 팔린 것이다.

거래 과정에서 ‘달러’ 단위는 언급되지 않는다.
양측 모두 해당 가축이 100파운드당 5달러에서 6달러 사이의 시세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혹여 가격이 1달러 높거나 낮게 표기되었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가축의 가격은 저급 캔너 소는 100파운드당 1.25달러에서 시작하여,
드물게는 고급 비프가 8.50달러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 중에는 **“25센트”, “30센트”, “반값”**과 같은 단순한 표현만 사용된다.

때때로 5,000달러 이상의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구매자는 어떠한 문서 확인도 없이 말에 올라타 떠나버린다.
판매자는 계근표 뒷면에 거래 가격을 기입하는 것으로 계약을 마무리한다.
이 가격을 바탕으로 구매자는 비용을 지불한다.

개별 구매자 한 명이 하루 동안 10만 달러어치 소를 매입하는 일도 드물지 않으며,
판매자 역시 그만큼의 가축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두고 사후에 다툼이 벌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시카고 돼지 시장의 위상

시카고의 돼지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크며, 국제적인 돼지고기 가격을 결정하는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이 시장은 주로 인디애나, 일리노이, 위스콘신, 아이오와, 미주리, 미네소타,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 등지에서 공급을 받는다.

시카고는 전 세계에 훈제·염장·신선 돼지고기를 공급한다.
이 시장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이유는 서부의 압도적인 생산력과 동부의 높은 소비 수요에 기반하고 있다.
예컨대, 동부 지역의 돼지 생산량이 부족한 시기에는 일주일에 50,000마리 이상의 생돼지
시카고에서 뉴잉글랜드와 대서양 연안 주로 운송된다.

이처럼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는 경쟁 심리가 작용하여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

과거에는 겨울철과 여름철이라는 두 개의 돼지 도축 시즌이 존재했지만,
이는 인공 냉장 기술 도입 이전의 이야기이다.

오늘날에는 무더운 여름에도 겨울과 같은 수준으로 돼지를 도축하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시카고의 돼지 시장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방에서 몰려드는 양

가축과 관련된 모든 면에서 위대한 도시 시카고는 양 거래 시장에서도 모든 경쟁자를 압도하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몬태나, 콜로라도에서 오리건까지, 미국 서부 대평원의 방목지에서 길러진 **방대한 양 무리(ovine wealth)**가 이곳 시카고 도축장으로 모여든다.

매년 여름마다 백만 마리가 넘는 마른 양과 새끼 양들이 시카고를 거쳐 이동한다.
이들은 일리노이, 아이오와, 인디애나, 미시간, 오하이오, 뉴욕 등에 위치한 비육장(feed lots)으로 보내져
겨울철 양고기(mutton) 출하를 위한 최종 비육 과정을 거친다.

시카고 시장에 직접 연결된 곳들 중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양고기 비육장과 양털 깎는 처리장이 포함되어 있다.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주변의 곡물창고(elevator)에서 나오는 잔여 사료로 비육된
연간 50만 마리 이상의 양고기용 양이 시카고 시장에서 거래된다.

계절에 따라서는, **북캘리포니아에서 출하된 봄양(spring lamb)**이
테네시와 오하이오산 양들과 함께 우렁차게 울부짖으며(bleats in chorus)
이곳 시장에 도착하게 된다.

 

시카고의 말 중개상

시카고의 말 중개상은 그 자체로 독립된 부류라 할 수 있다. 그는 **『에번 홀든』(Eben Holden)**의 전형적 인물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 시카고는 매주 미국과 유럽을 통틀어 가장 많은 말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이 시장은 최근 수년간에 걸쳐 형성된 산업적 창조물이며, 그 기반은 생축 시장에서 확립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가능해졌다.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Dexter Park라는 상거래 규칙의 영향 아래에서 말을 거래할 때만큼은 반드시 정직해야만 한다.

이 말 경매장 주변에는 기독교 세계 전역에서 몰려든 열정적인 구매자들이 모인다. **샌프란시스코는 보스턴과 함께 작업마(drafters)**를 두고 경쟁하며, 멕시코의 부유층과 런던의 자본가는 **사냥용 말(hunters)**과 **마차용 말(coachers)**을 놓고 다툰다. 수많은 구매 담당자들이 미국 중서부 및 극서부 전역을 누비며 말 공급을 확보하고, 이 시장에서 말 거래는 세계 어디서도 시도된 적 없는 규모로 진행된다.

시카고의 말 거래는 “있는 그대로의 동물만을 정확히 판매한다”는 원칙에 기반해 성장해 왔다.
허위 또는 과장된 설명은 곧바로 업계에서 퇴출되는 중대한 위반 행위로 간주된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경마장이던 Dexter Park는 이제 매일매일 생기 넘치는 말 거래가 이루어지는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거래 규모는 런던의 태터솔(Tattersall) 경매장이 유랑민의 물물교환장처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 시카고 시장에서 활동하는 일부 기업들은 하나의 은행을 세울 만한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간 거래 규모는 50만~75만 달러에 이른다.

이 말 거래 산업의 규모와 체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수의사가 상주하는 전문 말 병원이 항상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카고에서 스톡야드의 의미

시카고의 생축 시장에서는 연간 약 3억 달러 규모의 원자재(생축)가 거래된다.
운송비를 제외한 이 금액은 시카고 생축거래소(Chicago Live Stock Exchange) 회원들에 의해 생산자에게 송금되며,
이 생축들이 식품으로 가공되는 과정에서 그 총 가치는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시카고의 거대한 육가공 공장들에서 나오는 최종 생산물의 가치야말로, 이 산업이 시카고라는 대도시에 안겨주는 상업적 가치의 총합이라 할 수 있다.
생축 산업은 직접적으로는 35,000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간접적으로는 200,000명의 생계를 뒷받침한다.

철도 회사들은 생축 2화차당 1명의 인력을 무료로 출발지로 복귀시켜주며,
매주 5,000~6,000대의 가축 운송 차량이 도착하기 때문에,
이 산업 하나만으로도 시카고에는 막대한 유동 인구가 형성된다.

이 유동 인구는 미국 거의 모든 주에서 유입된다.
시카고 스톡야드는 동부 지역 구매자들이 항상 붐비는 것이 특징이다.
미시간,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뉴욕 등 동부 여러 주에서 **비육장(feed lot)**에 보낼 가축을 확보하기 위해 구매자들이 몰려든다.

Dexter Park 경매장에는 300명에 달하는 말 구매자들이 집결하며,
독일, 프랑스, 영국, 멕시코 등의 대표자들도 이 시즌에 활발히 참가한다.
미국 남부는 면화밭에 사용할 말,
서부 목장업체는 방목용 가축을 이곳에서 조달한다.

대규모 생축 입고가 있을 때마다 수백 명의 농민과 출하자들이 함께 도착하고,
이들은 시카고 시내의 소매 상점들에 큰 소비층이 된다.
그만큼 시카고의 유통 상권에서 가장 가치 있게 여겨지는 손님들이다.

사실 시카고의 생축 시장은 도시 최초의 산업이자 경제적 모태이다.
도시가 아직 갓난아기였을 때 이 산업이 젖병 역할을 했으며,
이제 성숙한 지금까지도 여전히 도시 경제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산업은 자체 은행과 신문까지 갖추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도시의 거의 모든 사업 분야로 확산된다.
생축 출하자들이 없다면, 호텔 로비는 한산하고 극장 좌석은 비게 될 것이다.

서부 출하자들은 시카고에 생축을 싣고 오면 언제나 “한껏 즐기겠다”는 각오를 품고 도착하며,
서부 특유의 통 큰 소비 스타일로 돈을 아끼지 않는다.

시카고의 생축 산업은 이 도시의 진취적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업종이다.
다른 지역 시장들도 지역적 필요에 따라 생겨났지만,
시카고는 여전히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보다도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시카고 스톡야드를 찾는다.
그만큼 이곳은 현대 산업사회의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릴 만하다.


거품 이는 시카고 강 (The Bubbling Chicago River)

이 글 다음에는 1885년 시카고 강 남지류(South Branch of the Chicago River)를 따라 내려간 기록이 실려 있으며,
그 뒤에는 업튼 싱클레어의 『정글(The Jungle)』(1906)
“버블리 크릭(Bubbly Creek)”에 관한 인용문이 이어진다.

출처: 시카고 트리뷴, 1885년 10월 10일자

 

거품 이는 시카고강 – 1885년 현장 보고

어제 아침, **싱어(Singer)와 탤컷(Talcott)**의 초대를 받은 20명의 남성들로 구성된 일행
프랭클린 스트리트 기슭에서 **마리엘(Mariel)**호에 승선해 **강과 운하를 따라 레몬트(Lemont)와 록포트(Lockport)**까지
시카고의 하수 상태를 조사하기 위한 답사 여행에 나섰다.
이들 대부분은 졸리엣(Joliet)과 록포트 출신이었다.

보트는 잠시 미시간 호수로 나갔다가 방향을 틀어 시카고강을 거슬러 상류로 향했다.
도축장 지류(Stock-Yard Branch) 지점까지는 별다른 사건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 지점에 도착하자, 승객의 지인들이 강둑에 모여 배의 위험한 남행을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손수건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나눴지만,
그 손수건들은 낭만적 용도보다 실용적인 용도로 바뀌었다.

보트가 펌프 시설 인근, 즉 악취의 정점에 도달하자,
한 어린 소년이 강둑에서 외쳤다.

“이봐, 스컬리! 저 실크 모자 쓴 아저씨 봐. 곧 토하겠는데!”

그리고 그 예언은 적중했다.

“제발 누가 담배 좀 피워봐!”

보트 앞머리에 있던 남성 중 하나가 외쳤지만,
모두가 손수건을 코에 대고 있어 아무도 성냥을 켤 수 없었다.

이윽고 보트는 앞서 가던 프로펠러 선박을 따라잡았고,
그 배의 스쿠루는 검고 점액 같은 액체를 마구 휘저으며 물을 더 악화시켰다.

악취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한 성직자처럼 생긴 남성은 손수건을 잠깐 내리며 말했다.

“나는 금주주의자지만… 브랜디 좀 주세요.”

애초에는 도축장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일행은 만장일치로 그 계획을 포기했다.

강물의 상태는 말 그대로 상상 가능한 최악의 광경이었다.
하수관들이 계속해서 오물을 강에 쏟아붓고 있었으며,
물이 흐르지 않아 쓰레기들이 수면 위를 둥둥 떠다녔다.

물 위에는 **검고 기름진 찌꺼기(scum)**가 층을 이루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는 죽은 개, 고양이, 낡은 신발, 썩은 사과 등이 떠 있었다.

마침내 보트는 이 점액질을 뚫고 나아가 애슐랜드 애비뉴(Ashland Avenue)의 펌프장에 도착했다.
일행은 하선해 현장을 둘러보았고, 기자는 그 지점에서 취재를 마치고 하선했다.
탑승객들은 이후 운하를 따라 레몬트로 내려가 기차를 타고 귀환할 예정이었다.

 

『정글』 中 버블리 크릭(Bubbly Creek)

“버블리 크릭”은 시카고강의 지류로, 유니언 스톡야드(Union Stock Yards)의 남쪽 경계를 형성한다.
도축장과 육가공 공장들이 밀집한 이 1제곱마일 구역에서 나오는 모든 오수가 이곳으로 흘러들기 때문에,
이 물줄기는 사실상 폭 30~60미터의 대형 하수도라 할 수 있다.

이 강의 한쪽 지류는 막혀 있는(맹지형) 형태로 되어 있어,
오물은 영원히 그 안에 고여 있게 된다.
그 안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기름과 화학 물질들은
온갖 기이한 화학적 변형을 일으키며,
이로 인해 이곳은 "버블리(Bubbly)", 즉 **끓어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 물은 마치 거대한 물고기들이 먹이를 먹는 것처럼,
혹은 심연 속에서 거대한 바다 괴물들이 몸부림치는 것처럼 끊임없이 출렁인다.
이산화탄소 방울이 물속에서 피어올라 지름 60~90cm의 원형으로 물 위에 터진다.

곳곳에서는 기름기와 오물이 굳어 딱딱한 층을 이루고 있어,
그 모습은 마치 식은 용암 지대처럼 보인다.
닭들이 그 위를 걸어 다니며 먹이를 쪼아 먹고,
부주의한 외지인이 그 위를 산책하려다 순간적으로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예전에는 정육회사들이 이 물줄기를 그냥 방치하곤 했는데,
때때로 수면 위에 불이 붙어 맹렬히 타오르기도 했다.
그럴 때면 소방대가 출동해 불을 꺼야 했다.

어느 날, 기지를 발휘한 외지인이 등장하여,
이 오물들을 바지선(scow)에 퍼 담아 라드(lard, 돼지기름)를 만들려고 시도했다.
그러자 정육업자들이 재빨리 금지명령(injunction)을 받아 그를 막고,
이후에는 스스로 그 오물을 수거해 활용하기 시작했다.

버블리 크릭 양쪽 강변은 동물의 털로 두껍게 뒤덮여 있으며,
이 털 또한 정육업체들이 수거해 세척하여 재활용했다.


후속 조치

시 당국은 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기까지 또 10년이 더 걸렸고,
결국 1920년 9월 8일, 문제의 이 강 지류를 매립해 버리는 조치를 취했다.

 

 

 

A Day at the Union Stock Y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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