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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S: 브라질의 도축업체가 세계를 장악하다

Meat marketer 2025. 5. 1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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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S: 브라질의 도축업체가 세계를 장악하다

JBS: The Brazilian butchers who took over the world

 

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브라질의 한 기업이 만든 제품을 구매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기업은 1,000명이 넘는 정치인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회사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기업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 육류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되었고, 세계 식량 생산을 전례 없이 지배하는 몇몇 거대한 기업들이 그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거대한 기업이 바로 브라질의 JBS다. 이 회사는 하루에 무려 1,300만 마리의 동물을 도축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500억 달러에 달한다.

JBS의 성장 과정에는 다양한 스캔들이 얽혀 있다. 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고위층 부패, 현대판 노예 노동, 불법 산림 훼손, 동물복지 침해, 위생 규정 위반 등 수많은 의혹들이 따라붙는다. 2017년, 이 회사의 지주회사는 수백 명의 정치인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인정하며 글로벌 기업 역사상 가장 큰 벌금 중 하나인 32억 달러를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BS의 제품은 여전히 전 세계 슈퍼마켓의 진열대에 놓여 있으며, 이 회사의 글로벌 지배력은 앞으로도 더 강화될 전망이다.

오늘 공개된 2부작 조사 보도에서, 가디언지 및 리포르테르 브라질과 협력한 탐사보도기관 ‘더 뷰로(The Bureau)’는 아마존 산림 파괴와 비위생적인 육류가 JBS의 사업 방식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번 보도에서는 JBS라는 회사의 민낯을 밝히고, ‘값싼 고기의 진짜 대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브라질의 거래자들은 2017년 5월 17일을 “조즐리 데이(Joesley Day)”라고 부른다. 그날은 브라질 육류 산업의 권력과 영향력이 얼마나 추악한 방식으로 작동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준 날이다.

JBS를 지배하는 두 형제 중 한 명인 조즐리 바티스타는 당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복역 중인 악명 높은 정치인에게 뇌물을 지시하는 듯한 발언을 비밀리에 녹음했다. 이 녹음은 조즐리와 그의 형제 웨슬리가 자신들의 부패 수사와 관련해 체결한 사법 거래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브라질의 주요 언론사가 그 내용을 보도했다. 이 수사에서는 테메르 대통령의 측근이 JBS로부터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약 15만 달러가 든 여행 가방을 들고 가는 장면도 영상으로 포착되었다. 이후 JBS의 임원 리카르도 사우지는 이 회사가 정치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1,829명의 정치인에게 총 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제공했다고 증언했다.

조즐리는 한 인터뷰에서 “그게 게임의 룰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부패는 윗층, 곧 권력자들 사이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가족 소유 지주회사인 J&F 인베스트먼트의 CEO였으며, 이 회사는 JBS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었다.

 

조즐리 데이 다음 날, 브라질 증시는 9% 가까이 폭락하며 9년 만에 최악의 붕괴를 기록했다. 당시 테메르 대통령은 정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개별 의원들에게 예산을 늘려주고, 브라질의 막강한 농축산업 로비 세력에게 각종 양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JBS의 사업 활동 하나로 브라질의 증시가 무너지고 정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이 회사가 얼마나 거대한 존재로 성장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원래는 단 한 사람으로 시작된 조그마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JBS는 1953년, 중서부 도시 아나폴리스에서 소를 키우던 조즐리와 웨슬리의 아버지 조제 바티스타 소브리뉴에 의해 설립되었다. 조제는 중서부 고이아스 주의 정육공장에 판매할 소를 농가로부터 구매해 되파는 일을 하다가, 형과 함께 정육점을 열었다.

“형은 소를 사고, 나는 도축을 했다.” 조제는 JBS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렇게 회고한다. “내 고기는 달랐다. 최상급 소만 사용했다. 사업은 금방 성장했다.”

몇 년 후, 두 사람은 약 200km 떨어진 곳에 새로운 수도 브라질리아가 세워진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도시 건설에 투입된 노동자들에게 고기를 공급하는 도축장을 설립했다.

이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조제의 세 아들은 모두 17세에 학교를 자퇴하고 각각 다른 도축장을 맡아 경영을 시작했다. 1980년대에 들어 JBS는 브라질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여러 도축장과 가공공장을 인수했고, 브라질 내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는 부위를 중심으로 신선육 수출도 시작했다. 2007년, 브라질 내 사업부인 JBS SA는 상장 기업이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JBS의 성장을 가속시킨 국가 정책도 시행되었다. 브라질 국립개발은행(BNDES)은 ‘국가 챔피언 육성 정책’을 도입하고, 잠재력이 있는 국내 기업을 다국적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BNDES는 2007년 JBS에 약 5억 8천만 달러를 최초 투자했고, 이를 계기로 JBS는 국제 인수합병을 가속화하며 미주 전역의 정육업체들을 인수해 나갔다. 이후 북아일랜드의 주요 닭고기 기업 모이 파크(Moy Park)도 인수했다.

2009년에는 미국의 닭고기 업체 필그림스 프라이드(Pilgrim’s Pride)를 인수하기 위해 BNDES가 2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으며, 현재 BNDES는 JBS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 챔피언 정책은 JBS에게 확실히 성과를 안겨주었다. JBS는 단기간에 세계 최대 육류 생산 및 수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이미지는 세계 최대 육류 가공업체인 JBS하루에 도축하는 동물 수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입니다. 다음과 같은 숫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 소(cows): 77,000마리
  • 돼지(pigs): 116,000마리
  • 닭(chickens): 1,360만 마리

출처는 JBS이며, 이미지 제작은 The Bureau of Investigative Journalism(TBIJ)입니다.

이 수치는 JBS가 전 세계 육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압도적인 규모와 영향력을 잘 보여주며, 도축 수단과 속도가 산업화된 육류 생산 시스템의 전형을 나타냅니다. 이와 같은 도축 규모는 환경적, 윤리적, 사회경제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식량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낳고 있습니다.

 

2016년, JBS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농업무역정책연구소(Institute for Agriculture and Trade Policy)에 따르면, 두 번째로 큰 육류 다국적 기업인 미국의 타이슨 푸드(Tyson Foods)보다 식품 판매에서 200억 달러나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Why Not』이라는 책에서 JBS의 놀라운 성장을 추적한 언론인 하켈 란딤(Raquel Landim)은, 웨슬리 바티스타를 꼼꼼하게 경영에 집중하는 영리한 관리자라고 평가하며, 조즐리 바티스타는 모험을 즐기는 인물로 묘사했다. 그녀는 “조즐리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하지만 제 생각에 그는 양심이라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JBS가 급성장하던 시절, 조즐리는 요트, 람보르기니, 뉴욕의 고급 아파트를 사들이고, 방송인 티시아나 빌라스 보아스(Ticiana Villas Boas)와 상파울루 본사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 JBS의 사업 규모는 실로 압도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90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500억 달러에 이르고, 고객은 150개국에 분포한다. 2018년 기준으로 JBS는 하루에 약 77,000마리의 소, 116,000마리의 돼지, 그리고 1,360만 마리의 가금류를 도축했다.

JBS의 홍보 영상에서 조제 바티스타 소브리뉴는 거대한 비육장에 가축 수천 마리가 사육되는 항공 영상을 배경으로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성장하는 걸 보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입니다!”

 

두 세대의 바티스타 일가는 JBS의 성공 비결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는 점을 꼽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JBS가 각국에 자회사를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성공 요인으로 본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시장의 변동이나 특정 국가의 수출 제한 조치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2008년 유럽연합이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했을 때, JBS는 호주 자회사를 통해 계속해서 수출을 이어갔다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브라질 국민들이 JBS의 성공을 떠올릴 때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들은 다를 수 있다. '라바 자토(Car Wash)', '부패한 육류(Weak Flesh)', '카피투(Capitu)', '불리시(Bullish)' 같은 이름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JBS 또는 그 지배주체들을 둘러싸고 진행된 대규모 수사 작전의 코드명이었다. JBS는 수년 동안 크고 작은 스캔들에 휘말려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부패 혐의

JBS를 둘러싼 뇌물 수수 의혹은 육류 검사관부터 브라질 최고 권력층까지 광범위하게 이어져 있다. 테메르 전 대통령, 그 측근, 그리고 15만 달러가 든 가방이 대표적인 예다.

'라바 자토 작전'은 2014년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를 중심으로 벌어진 뇌물 수수 스캔들을 수사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수사는 단일 기업을 넘어서는 방대한 부패 네트워크를 밝혀냈고, 결국 브라질 정부의 몰락으로까지 이어졌다.

브라질 정치에서 농업은 오랫동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많은 의원들이 농장을 운영하거나 농업 이해당사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바 자토 수사는 이러한 영향력의 배경에 체계적인 부패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스캔들이 JBS의 지주회사로까지 번지자, 2017년 5월 조즐리와 웨슬리 바티스타 형제를 포함한 임원 5명은 정치인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고 형량을 줄이기 위한 사법 거래를 체결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4개월 뒤, 두 형제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후 2023년 11월, 조즐리는 2014년에 공직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다시 체포되었다. 현재까지도 바티스타 일가의 지주회사는, 공공기관과 정치인, 기업 간의 유착을 통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더러운 고기’ 논란

JBS는 이른바 ‘더러운 고기(Dirty Meat)’ 사건으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2017년, JBS는 브라질 육류 산업 전반에 걸쳐 벌어진 대규모 스캔들에 휘말렸다. 당시 경찰은 육류 공장에서 부패한 고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위생 검사관에게 뇌물이 전달되었으며, 수출 서류와 기타 문서가 조작되었고, 고의적으로 도축장의 검사를 생략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에 대한 조사는 ‘부패한 육류 작전(Operation Weak Flesh)’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 유럽연합은 브라질의 일부 육류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브라질산 육류와 가금류 수입에 대한 검역 기준을 강화했다. 지난 2년간 이 작전과 관련하여 60명이 기소되었으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수사는 브라질 육류 산업의 상당 부분을 포괄하고 있다.

논란은 쇠고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 공개된 더 뷰로(The Bureau), 가디언(The Guardian), 그리고 리포르테르 브라질(Repórter Brasil)의 공동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브라질에서 유럽으로 수출된 수백만 마리의 닭 중 일부가 살모넬라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가운데 최대 100만 마리가 영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JBS가 공급한 제품이다.

이에 대해 JBS는 '부패한 육류 작전'이 자사 제품의 품질 기준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유럽에 수출하는 닭고기는 EU 기준에 맞춰 생산되었다고 밝혔다.

 

 

“현대판 노예 노동” 의혹

2017년, 가디언(The Guardian)과 리포르테르 브라질(Repórter Brasil)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JBS는 브라질 검찰로부터 “현대판 노예 노동”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한 농장에서 소고기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이 농장에서 남성 노동자들이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인 환경에서 강제로 일하고 있었으며, 제대로 된 쉼터나 화장실, 식수조차 제공받지 못한 채 지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영국 슈퍼마켓 체인인 웨이트로즈(Waitrose)는 JBS로부터 공급받던 콘비프 제품을 즉시 매대에서 철수시켰다. 이에 대해 JBS는 해당 경찰 급습 이후 문제의 농장에서 즉시 소고기 구매를 중단했으며, “브라질 정부가 발표한 노예 노동 관련 명단에 포함된 농장과는 일절 거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동물 학대 문제

같은 해인 2017년,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는 자사의 잠입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JBS의 자회사인 필그림스 프라이드(Pilgrim’s Pride)와 계약을 맺은 농장 및 도축장에서 닭들이 주먹으로 맞거나 쇠막대기로 구타당하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듬해 또 다른 동물권 단체인 머시 포 애니멀스(Mercy for Animals)는, JBS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돈을 때리고 마취 없이 고환을 제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자료를 공개했다.

JBS는 이에 대해 “해당 돼지 사육 농장으로부터의 납품을 즉각 중단하고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며, “어떠한 형태의 동물 학대도 용납하거나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필그림스 프라이드 역시 자체 조사를 실시하며, 최소 한 곳 이상의 농장과의 공급 계약을 중단했다.


가격 담합 혐의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JBS를 비롯한 대형 육류 가공업체들이 가격 담합을 벌였다는 이유로 여러 건의 소송이 제기되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정부가 JBS 소유의 필그림스 프라이드를 포함한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들을 대상으로 형사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최대 식자재 유통업체인 시스코(Sysco Corp)와 US 푸즈 홀딩(US Foods Holding Corp)이,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들이 도매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의로 공급량을 줄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2년 사이 세 번째로 제기된 유사한 소송이었다.

또한 올해 4월, 미국의 독립 축산 농가들이 JBS와 다른 미국 대형 육우 가공업체 3곳을 상대로 2015년부터 농가에 지급하는 소고기 매입 가격을 조직적으로 낮추기 위해 공모해 왔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브라질의 산림이 파괴된 지역에서 풀을 뜯는 소들”
사진: 조앙 라에트(João Laet)

 

산림 파괴

JBS는 불법적으로 아마존을 개간한 지역에서 사육된 소를 구매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2017년, 브라질 환경 당국은 JBS가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토지에서 운영되는 목장으로부터 소를 구매한 사실을 적발하고, 77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린피스(Greenpeace)도 JBS의 비윤리적 구매 관행을 지적하는 여러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이에 대해 JBS는 줄곧 강하게 부인해 왔다.

그러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불법 산림 개간지에서 사육된 소들이 JBS로 납품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취재진은 **산타 바르바라(Santa Barbara)**라는 기업이 운영하는 목장을 직접 방문해, 정부가 사용을 금지한 지역에서 소들이 방목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또한 해당 목장에서 JBS 도축장으로 소를 납품한 사실이 명시된 공식 주정부 문서도 확인되었다.

이와 관련해 JBS는 전체 소 구매의 99.9%가 자사의 사회적·환경적 기준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급망 전반의 모든 단계(link)를 포괄하는 새로운 절차를 도입하고 있으며, 불법 산림 파괴 지역에서 사육된 소의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스캔들 이후마다 규제 당국은 JBS에 대한 조치를 시도했지만, 그 어떤 제재도 이 기업의 성장을 멈추지는 못했다. 유럽연합은 과거 브라질산 쇠고기에 대해 일시적으로 수입 제한을 가한 바 있으며, JBS 제품이 슈퍼마켓 매장에서 철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의 한 축이 타격을 입으면, 다른 부문이 그 공백을 메웠다. 영국에 거주하고 있다면 냉동실에 JBS 브랜드 쇠고기는 없을지 모르지만, 닭고기는 다를 수 있다.

JBS와 마찬가지로, **모이 파크(Moy Park)**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영국에서 가장 큰 식품 회사 중 하나이며, 영국 소비자들이 섭취하는 닭고기의 4분의 1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바티스타 형제의 이야기처럼, 이 기업도 1940년대에 작은 농업 사업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통해 북아일랜드 닭고기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는 수준으로 확장해왔다.

2015년, 이 회사는 주당 500만 마리의 닭을 도축하고 있었으며, 같은 해 JBS가 9억 파운드에 모이 파크를 인수했다. 이후 JBS는 영국 전역에 걸쳐 대규모 농장을 건설하는 야심찬 확장 계획을 이어받았다.

2억 파운드에 달하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모이 파크는 북아일랜드 및 영국의 다른 지역에 수백 개의 닭고기 사육장을 신설하는 확장 계획을 추진했다.

이 추가 농장들은 생산량의 또 다른 도약을 가능하게 했다. 작년, 이 회사는 주당 600만 마리 도축이라는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으며, 이는 회사 경영진들에 의해 하나의 이정표로 찬사받았다.

2011년부터 2017년 사이, 북아일랜드에서 4만 마리 이상의 닭을 수용하는 대형 집약 사육장(megafarm)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8만 마리 이상을 수용하는 시설이 거의 50곳에 달하며, 이들 대부분은 모이 파크에 닭을 공급하고 있다.

 

이제 모이 파크(Moy Park)는 북아일랜드 최대의 민간기업으로 성장했으며, 2017년 기준 15억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영국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 대부분, 그리고 맥도날드, KFC에 닭고기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모이 파크 또한 각종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5년 이후 모이 파크는 여러 위반 행위로 총 100만 파운드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여기에는 닭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유발한 행위, 최저임금 미지급, 그리고 한 직원이 평생 후유증을 겪게 된 산업재해를 초래한 비안전 작업 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도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낭비 문제도 지적된다. 도축장에 도착한 조류 중 상당수가 인간의 섭취에 부적합한 상태였으며, 지난해 북아일랜드 전역의 도축장에서 약 300만 마리의 닭과 기타 가금류가 도축라인에서 제거되었다.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인 모이 파크의 특성상, 이 중 상당수는 모이 파크 농장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조류는 질병에 걸렸거나, 쇠약하거나, 부상을 입었거나, 도착 즉시 사망했거나, 기계로 인해 손상되었거나, 혹은 오염되어 있었으며, 모두 폐기 처리되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800만 마리의 조류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폐기되었다.

불과 지난주에도, 모이 파크는 “끔찍한 환경”에서 동물을 사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링컨셔에 위치한 모이 파크 농장 3곳에서 몰래 촬영된 영상에는 절뚝거리거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닭들, 그리고 죽은 닭들 사이에 방치된 닭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모이 파크 대변인은 “우리는 닭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의혹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이미지는 JBS의 매출 성장 추이와 동시에 발생한 주요 스캔들들을 연도별로 시각화한 그래프입니다. 제목 **"From strength to strength"**는 역설적으로,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JBS가 매출 면에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매출 추이 (JBS revenue, US$bn)

  • 2012년: 약 197억 달러 ($19.7bn)
  • 2017년: 약 422억 달러 ($42.2bn)
  • 2018년: 약 497억 달러 ($49.7bn)

 

2012년

  • **테스코(Tesco)**는 JBS가 아마존 산림 파괴와 관련되어 있다는 그린피스(그린피스) 보고서 이후 쇠고기 공급 계약을 취소함.

2017년 (JBS 역사상 스캔들이 집중된 해)

  • JBS 도축장 2곳, 불법 산림 개간지에서 사육된 소를 구매한 혐의로 고발됨.
  • 바티스타 형제, 내부자 거래 혐의로 체포 및 구금됨.
  • 영국 슈퍼마켓 웨이트로즈(Waitrose), JBS가 현대판 노예 노동과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JBS 쇠고기 판매 중단.

2018년

  • 미국 농장주들이 **필그림스 프라이드(Pilgrim’s Pride)**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혐의로 소송을 제기함.

 

  • JBS는 수년간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직면했지만,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지는 않았다.
  • 오히려 스캔들 속에서도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축산업 구조에서 대형 다국적 기업의 지배력을 보여준다.
  • 지속 가능한 소비, 윤리적 생산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실제 산업 구조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을 수 있다.

JBS는 단연코 가장 거대한 육류 기업이지만, 유일한 거인은 아니다. 향후 수년간 전 세계 육류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육류·가금류·수산물 산업을 합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7조 달러에 이를 것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육류는 석유, 옥수수, 대두, 철강, 금과 같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글로벌 상품(commodity)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그러나 곡물, 종자, 농약 등 다른 주요 농업 기반 원자재 시장에서 나타나는 기업 지배력에 대한 인식과 감시, 그리고 이에 따른 공공 담론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것과 달리, 육류 산업은 그만큼의 이해도와 투명성이 부족하다.

육류 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일반 소비자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이들은 대개 브랜드 뒤에 숨거나, 슈퍼마켓 체인, 패스트푸드, 식자재 납품 업체원재료 형태로 공급되기 때문에 일반인의 인식에서 벗어나 있다.

결과적으로, 이익은 집중되고 책임은 분산되는 구조 속에서 육류 산업은 세계 식량 체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감시 체계는 매우 미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단 몇몇 기업이 육류 산업의 상당 부분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해외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이다. 던비아(Dunbia), 던 미츠(Dawn Meats), ABP는 영국 내 쇠고기 산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으며, 2 시스터즈 푸드 그룹(2 Sisters Food Group), 파첸다(Faccenda), 카길(Cargill), 그리고 **모이 파크(Moy Park)**는 가금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소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육류 사육, 도축, 가공, 유통 전 과정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에는 타이슨(Tyson), 스미스필드 푸드(Smithfield Foods), BRF, 비온(Vion), 카길(Cargill), 그리고 물론 JBS가 포함된다.

이러한 구조는 육류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의 집중화, 기업 간 영향력 강화, 그리고 규제 회피 가능성을 키우며, 소비자의 인식과 선택권은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이미지는 JBS의 글로벌 매출 분포를 시각화한 인포그래픽으로, JBS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쇠고기·닭고기·가죽 생산업체이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역별 JBS 매출 비중 (단위: %)

  • 미국: 51% → 주력 품목: 쇠고기
  • 브라질: 11% → JBS의 본사 위치
  • 아시아: 15%
  • 유럽: 6%
  • 아프리카 & 중동: 4%
  • 멕시코: 4%
  • 호주 & 뉴질랜드: 4%
  • 남미 (브라질 제외): 1%
  • 캐나다: 4% (작은 글씨로 따로 표기)

 주요 품목 아이콘 (회색으로 표시된 의미)

  • 쇠고기 (소), 돼지고기 (돼지), 닭고기 (닭), 양고기 (양), 가죽 (자물쇠 모양)
    → 지역별로 어떤 제품이 주력 상품인지를 나타냄.

 

  • JBS는 브라질에서 시작된 기업이지만, 현재 매출의 중심은 미국이다.
  • 쇠고기 중심의 미국 시장이 가장 중요하며, 아시아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인 주요 수출처다.
  • JBS는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지역별로 다양한 품목을 전략적으로 배분하며, 특정 국가(특히 미국)에 높은 수익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세계 식량 체계의 중심에서 조용히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전 세계 인구가 급증하고, 기후 위기가 심화되며, 많은 지역에서 굶주림이 만연한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 그 식량을 어떻게 생산하는가, 그리고 그 식량을 누가 생산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질병 없는 안전한 식품,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식품, 공정한 가격의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은 식량 안보와 공중 보건 모두를 위해 필수적이다.

JBS는 원래 작은 지역 정육점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이 회사의 쇠고기가 브라질에서 영국의 슈퍼마켓까지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한다. 이러한 유통 구조는 농장과 식탁 사이의 연결 고리를 흐릿하게 만들고, 일반 소비자가 자신의 식품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값싼 육류를 위해 지구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번 식품 및 농업 관련 프로젝트는 뷰로(Bureau)의 일반 기금과 홀릭 패밀리 재단(Hollick Family Foundation, 2020년), 그리고 **가디언(The Guardian)**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단, 우리의 모든 후원 기관은 뷰로의 편집 방향이나 보도 내용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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