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한국식 불고기란 무엇인가?
“진짜” 한국식 불고기란 무엇인가?
“진짜” 한국식 불고기란 무엇인가?
What Is “Authentic” Korean Bulgogi?
2019년 5월 31일 | 크리스탈 리 |
솔직히 말해, 내가 처음 불고기를 요리한 곳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 켄터키 북부였다. 당시 내가 인턴으로 일하던 농장주가 “진짜 한국식 불고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근처 한식당에서 불고기를 먹고 그 맛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었다. 내 가족은 대대로 서울 출신이었기에, 나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꼈다.
불고기는 일반적으로 얇게 저민 소고기를 간장, 설탕 또는 꿀, 참기름, 마늘, 양파, 그리고 종종 갈아 넣은 배로 만든 양념장에 재운 후 조리하는 요리를 말한다. 많은 한국 가정에서는 고기를 하룻밤 동안 재웠다가 양파, 대파, 버섯, 기타 채소와 함께 구워 먹거나 볶아 먹는다. 물론 불고기는 집집마다, 식당마다 약간씩 다른 자신들만의 레시피가 있어서 정답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내 할머니는 한가위(추석)에 배 대신 키위를 갈아 넣는 실험을 하셨고, 어머니는 아예 과일을 넣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는 한 번도 불고기를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우리에게 불고기는 너무 평범한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학교 급식, 집밥, 동네 식당 어디에서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메뉴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마트에서는 이미 양념되어 있는 불고기를 판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불고기가 일상 속 흔한 음식으로 자리 잡은 반면, 최근 세대에게는 다소 구식 요리로 인식되고 있다. 1960~80년대에 정점을 찍은 뒤로 점점 인기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식 패스트푸드와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들이 한국 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불고기 전문점들도 점차 사라졌다.
나는 10대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불고기나 냉면집에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피자헛이나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 가면 매번 사진을 찍어 기록했을 정도로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미국에서 비한국인들에게 불고기가 인기를 끄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래서 내 미국 호스트를 위해 불고기를 준비하기로 했다. 나는 그에게 “꽃등심이나 등심이 필요하고, 아주 얇게 썰어야 한다. 거의 비칠 정도로 얇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가 있던 곳은 시골 지역이었고, 그렇게 얇게 썬 고기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경매에서 중고 고기 슬라이서를 구입해 동네 정육점에 가져갔다. 우리는 또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신시내티에 있는 작은 아시아 식료품점으로 가서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간장, 대파, 참기름 등 ‘아시아’ 재료들을 구입했다. 필요한 재료를 다 마련한 뒤 나는 한국에 있는 엄마와 스카이프 통화를 하며 레시피를 하나하나 배웠다.
일요일 저녁, 나는 오래 기다린 한식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짧은 알갱이의 흰 쌀을 씻었다. 냉장고에서 양념한 고기를 꺼내고, 양파, 대파, 버섯, 당근을 썰었다. 엄마가 항상 먼저 고기 몇 점을 볶아 단맛과 짠맛의 균형을 확인했던 것이 생각났다. 나도 엄마를 따라 고기를 소량 볶아봤다. 예상대로 맛이 괜찮아 전체 양념 고기와 채소를 뜨겁게 달군 팬에 모두 넣었다. 양념과 고기가 윤기 나는 갈색으로 캐러멜화되었을 때 완성됐다.
나는 생애 첫 불고기를 식탁으로 가져갔다. 기다리던 미국인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마치 내가 대한민국의 음식 홍보대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가 포크로 불고기를 집어 들기 시작하자 나는 긴장되면서도 그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호스트의 반응이 돌아왔다.
“이건 불고기가 아니에요!”
나는 순간 당황했고 혼란스러웠다. 내 표정을 읽은 그는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내가 한국 식당에서 먹었던 불고기는 국물이 거의 없었거든요.”
나는 그에게 불고기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요리라는 점을 설명했다. 내가 만든 불고기는 가족 레시피로, 집밥 스타일의 불고기였다. 밥과 함께 비벼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국물이 있는 버전이다. 또한 내 친척 대부분이 서울 출신이기에 우리 집의 불고기는 서울식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식 불고기는 흔히 알려진 한국식 바비큐와는 조금 다르다. 서울식은 오목한 불판 위에 육수를 두고 그 위에서 고기를 조리하는 찜 스타일에 가깝다. 이 불판은 고기 육즙이 바깥쪽으로 흘러내려 육수와 섞이게 해, 육수 속에서 당면이나 밥을 함께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남부 지방의 다른 지역 스타일인 광양식과 언양식 불고기는 숯불 직화구이를 한다. 이 방식은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식 바비큐 불고기와 가장 비슷하다.
‘불고기’라는 이름은 얇게 썬 고기를 양념에 재운 요리를 통칭하는 개념이 됐지만, 이 전통적인 요리는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계속 변화하고 다른 음식 문화와 결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체인점과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 불고기 피자와 불고기 버거가 흔하게 판매되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방식 중 하나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불고기 샌드위치다. 구운 식빵에 마요네즈를 약간 바르고, 불고기와 적상추를 넣은 간단한 요리였다.
지금은 워싱턴 D.C.에서 불고기 타코를 파는 푸드트럭이나 야구장에서 불고기 호기(hoagie)를 파는 상인을 보아도 전혀 놀랍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불고기가 ‘진짜’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세대를 거쳐 전해져 온 요리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요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불고기의 레시피와 조리법은 시간이 지나며 계속 바뀌고 수정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 특정 국가나 지역의 경계로 ‘진짜’를 규정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불고기의 높은 적응력 덕분에 전 세계로 퍼져 새로운 식문화 속으로 스며들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레시피: 집에서 만드는 불고기
재료
- 얇게 저민 소고기 또는 얇게 썬 등심/꽃등심 680g
- 양파 1/2개 (얇게 슬라이스)
- 대파 4줄기 (어슷하게 썰기)
- 버섯 1/2컵 (선택사항)
양념
- 다진 마늘 4쪽
- 간장 1/4컵
- 꿀 1/4컵
- 참기름 1큰술
- 으깬 후추 1/4작은술
과일즙 (고급 버전)
- 사과 1/2개
- 아시아 배 1/2개
- 레몬즙 1/2개 분량
- 양파 1/2개
- 생강 2.5cm 조각 (또는 다진 생강 1작은술)
조리 방법
- 과일즙을 만들 경우 사과, 아시아 배, 양파, 생강, 레몬즙을 착즙기에 넣어 즙을 낸다. 블렌더를 사용할 경우 면포에 넣고 즙을 짜낸다.
- 볼에 간장, 꿀, 참기름, 후추, 과일즙을 넣고 양념을 만든다.
- 고기, 양파, 대파, 버섯에 양념의 절반을 넣고 손으로 부드럽게 주물러 양념을 잘 배게 한다. 얇게 썬 고기는 냉장고에서 20분, 두꺼운 고기는 하룻밤 재운다.
-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양념한 고기와 야채를 볶는다. 필요 시 남은 양념을 추가한다.
- 밥, 채소와 함께 혹은 타코나 샌드위치 속으로 활용해 곁들인다.
팁
- 어떤 종류의 버섯도 불고기와 잘 어울리지만, 느타리버섯이나 팽이버섯을 추천한다.
- 더 깊은 양념 맛을 원한다면 과일즙을 한 번 끓인 후 식힌 다음 간장, 꿀, 참기름과 섞어 사용하면 좋다.
- 아시아 배 대신 오이나 파인애플, 키위 등으로 대체하면 상큼한 맛을 더할 수 있다.
Crystal Hyunjung Rie는 Smithsonian Folklife and Cultural Heritage 센터의 디지털 자산 관리 어시스턴트를 거쳐 현재는 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에서 디지털 아카이브로 일하고 있다. 여가 시간에는 워싱턴 D.C.에서 구술사 프로젝트와 한국 가정식 요리 연구를 하고 있다.
What Is “Authentic” Korean Bulgogi? | Folklife Magazine
What Is “Authentic” Korean Bulgogi?
This classic dish continues to evolve i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folklife.si.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