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한국의 가장 맛있는 수출품의 간략한 역사 (레시피 포함)
A Brief History of Bulgogi, Korea’s Most Delicious Export (Recipe)
그리고 미국에서도 이 부드럽고 양념된 소고기를 즐기는 방법
브라이언 월리(Brian Wolly), 레이첼 테퍼 팰리(Rachel Tepper Paley)
2018년 2월 12일

필라델피아의 현대 미국 레스토랑 Serpico의 이름을 딴 서울 출신 셰프 피터 세르피코(Peter Serpico)는 좋은 불고기가 어떤 것인지 잘 안다. 마치 정해진 약속처럼, 그의 한국인 장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무런 요청이 없어도 그의 집에 찾아와 만두, 밥, 집에서 담근 김치 2~3통과 함께 불고기를 준비한다.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수상하고 모모푸쿠(Momofuku)에서 경력을 쌓은 세르피코 셰프는 “장모님께 요리를 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지만, 장모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며 살짝 당황스러운 듯 웃었다. 두 살 때 미국 메릴랜드 교외의 백인 부부에게 입양된 세르피코는 장모님의 끊임없는 요리가 자신에게 큰 배움이 됐다고 인정한다. 장모님은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녀의 불고기는 전설로 통한다. 무엇보다 “그분이 사랑을 표현하고 우리가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매우 다정하다”고 말했다.
불고기는 얇게 저며 양념한 쇠고기로 만든 한국의 대표적인 요리다.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에게 미트볼 스파게티가, 아슈케나지 유대인들에게 마초볼 수프가 그렇듯, 한국 가정에서는 밥 위에 얹어 먹거나 상추에 싸 먹는 불고기가 빠지지 않는 요리이며, 한국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음식이다. Korea Journal의 연구에 따르면 불고기의 기원은 고구려 시대(기원전 37년668년)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꼬치에 고기를 꿰어 구운 ‘맥적’에서 발전했다. 이후 맥적은 차가운 물에 양념한 쇠고기를 담가 먹는 ‘서랄미역(서렴역)’으로 변화했고, 20세기 초에는 얇게 저며 양념하고 숯불에 구워 왕족이 즐기던 고급 요리 ‘너비아니’로 발전했다. 너비아니가 어떻게 불고기로 변화했는지는 한국인의 고기에 대한 인식 변화, 일본의 침략, 그리고 한국의 독립 투쟁 등 복잡한 역사적 과정의 영향을 받았다. 간단히 말하면, 1920년대 이후 쇠고기가 상품화되고 대중화되면서 불고기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불고기는 사실 두 가지 형태의 요리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하나는 국물이 있는 형태로 서렴역의 전통을 잇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숯불이나 그릴에 구워내는 형태다. 일제강점기(1910~1945년) 동안 심각한 쇠고기 부족과 가격 폭등으로 불고기의 인기는 감소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990년대 들어 불고기가 다시 부활해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한국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불고기 역시 자연스럽게 미국에 전해졌다. 푸드 저널리스트 맷 로드바드(Matt Rodbard)는 코리아타운에서 불고기는 김치(주로 배추로 담근 발효 채소)와 비빔밥(밥 위에 채소, 계란, 고기, 간장, 고추장 등을 올린 요리)에 이어 “미국에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에서 불고기는 조금 다른 형태로 변화했다. 국물 있는 불고기 형태는 드물어졌고, 숯불이나 그릴이 없는 미국 가정 환경을 반영하듯 종종 뜨거운 프라이팬에서 구워내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세르피코는 불고기용 고기로 주로 꽃등심(ribeye)이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지방 함량 때문이다. 하지만 등심(sirloin)이나 양지(brisket) 부위도 인기 있는 선택이다. 양념은 식당마다, 가정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일종의 ‘비밀 소스’처럼 그 조합이 다양하다. 그러나 대체로 간장, 설탕, 마늘, 대파, 참기름, 배가 기본 재료로 들어간다. 이 중에서도 배, 특히 즙이 풍부한 아시아 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시아 배에는 칼페인(calpain)이라는 효소가 들어 있어 고기를 연하게 하고 은은한 단맛을 더한다. 다만 세르피코는 이 전통적인 재료가 때때로 다른 재료로 대체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요즘은 키위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세르피코는 이렇게 설명했다. “키위에도 아시아 배나 파인애플과 같은 효소가 들어 있어요.” 그러나 그는 아시아 배의 칼페인 함량은 비교적 낮아 고기를 하룻밤 재워도 고기의 품질이 손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키위나 특히 파인애플을 으깨 넣은 양념은 단 몇 시간 만에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세르피코는 “주의해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파인애플을 쓰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거예요. 고기가 너무 쉽게 무너져서 식감이 매우 나빠지거든요.”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문제는 매우 얇게 저민 쇠고기를 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서양 슈퍼마켓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런 형태의 고기를 판매하지 않는다. 세르피코는 칼질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쇠고기를 냉동시킨 뒤 반쯤 해동 상태에서 자르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방법은 균일하고 얇게 자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대신 그는 집 근처 한국식 식료품점, 예를 들어 미국 전역에 60개 지점을 둔 H 마트(H Mart) 같은 곳에 가서 미리 저민 고기나 양념된 고기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는 “정육점에 가서 썰어 달라고 부탁하세요. 대형 슈퍼마켓에서도 대부분 해줍니다.”라고 조언했다.
만약 이 모든 과정이 너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외식도 좋은 선택이다. 미국 내 대부분의 한국 식당에서는 불고기를 어떤 형태로든 메뉴에 포함하고 있으며, 손님이 보는 앞에서 테이블 옆 그릴에 구워 내는 경우가 많다. 미국 전역의 코리아타운(K-town)들은 현지 한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의 인사(Insa)나 로스앤젤레스의 마갈 BBQ(Magal BBQ)처럼 세련되고 트렌디한 분위기에서 불고기를 제공하는 곳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한국식 바비큐가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로이 최(Roy Choi)가 선보인 LA 푸드트럭의 한국식 타코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며 ‘코리안 타코 혁명’을 촉발했다.

하지만 집에서 직접 불고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다시 고려해 볼 만하다. 올해 겨울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평창은 부드럽고 고소한 소고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일본의 고베 소고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다만, 한국산으로, 한우라는 토종 소 품종에서 생산된다. 한우는 크기가 작고 지방 함량이 풍부하게 마블링된 최고급 소고기로 평가받는다. 물론 미국의 슈퍼마켓에서 한우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한국 내 수요가 매우 높아 해외로 수출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한우 갈비 가격은 100그램당 4.13달러까지 치솟았고, 이는 같은 부위의 호주산 소고기 가격의 거의 세 배였다. 비록 한우를 손에 넣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불고기를 구워 올림픽 분위기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세르피코는 “최고의 불고기는 바로 사람들의 집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고기를 격식 있게 준비해도 되고, 신발도 안 신고 뒷마당에서 편하게 구워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불고기는 어느 정도 변형해도 맛있게 완성되는 관대한 요리”라고 덧붙였다. 레시피에 너무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망설여진다면 세르피코의 방식처럼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저는 그냥 감으로 만들어요.”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피터 세르피코의 불고기 레시피
4인분 기준
재료
- 얇게 저민 등심 450g
- 대파 1단 (2~3cm 길이로 썰기)
- 마늘 3쪽 (얇게 저며 썰기)
- 저염 간장 4큰술
- 통조림 파인애플 주스 4큰술
- 참깨 1큰술
- 참기름 1큰술
- 신선한 후추 ½작은술
- 조리용 식용유(중성유) 1작은술
조리 방법
- 식용유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지퍼백에 넣고 잘 섞는다.
- 냉장고에 넣고 최소 1시간에서 최대 4시간까지 재운다.
- 중불로 예열한 무쇠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고기를 넣어 익힌다. 남은 양념은 버린다.
- 밥 또는 반찬과 함께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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