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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고기의 모든 것

'숙성육'의 현황과 과제

by Meat marketer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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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육'의 현황과 과제

熟成肉」の現状と課題

松石昌典

Masanori Matsuishi

 

1. 서론

오늘날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모두 ‘포식(飽食)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 섭취는 이미 충분히 충족되고 있으며, 오히려 과잉 섭취가 비만,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생활습관병을 야기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산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축산물·수산물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으며, 다양한 가공식품과 산해진미 또한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같은 ‘물질 소비’에서, 체험과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 소비’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맛있고 차별화된 식품, 일상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식경험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배경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 바로 ‘숙성육(熟成肉, aged meat)’이다.
‘숙성육’이라는 용어는 최근 약 10년 사이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본래는 주로 드라이 에이징(dry aging) 기법을 거친 쇠고기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드라이 에이징된 쇠고기뿐만 아니라, 웻 에이징(wet aging)된 쇠고기, 드라이 에이징된 돼지고기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되고 있다.

본래 식육의 숙성(Aging)이란, 도축 이후 사후경직(postmortem rigor mortis)으로 단단해진 근육이, 일정 기간 냉장 상태에서 효소 작용과 생화학적 변화를 거치면서 다시 부드럽게 변하는 현상, 또는 이를 촉진하는 기술적 과정을 의미한다.
숙성은 단순한 육질 연화(tenderization)를 넘어, 풍미(flavors)와 향미(aroma)를 심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고기의 품질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본고에서는, 숙성육에 대한 과학적 이론과 메커니즘을 정리하고,
특히 오늘날 ‘숙성육’이라고 불리는 제품군 중 핵심인 드라이 에이징의 현황과 그 과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2. 식육의 숙성이란

동물을 도축하면, 그 직후의 근육은 부드러운 상태에 있다.
그러나 도축과 함께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근육은 더 이상 호흡 사슬을 통해 ATP를 합성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해당과정(glycolysis)이 진행되면서 젖산(lactic acid)이 축적되고, 이로 인해 근육의 pH는 점차 저하된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로 인해 근섬유소체(sarcoplasmic reticulum)의 칼슘 이온(Ca²⁺) 재흡수 능력이 저하되고, 세포 내 칼슘 농도는 상승하게 된다.
그 결과, 근육 내 아크틴(actin)과 미오신(myosin) 단백질이 상호 작용하면서 남아 있는 ATP를 이용하여 단 한 번의 수축, 즉 사후강직(postmortem rigor mortis) 현상이 일어난다.
쇠고기의 경우, 가장 단단한 상태에 도달하는 시점은 도축 후 약 24~48시간 후로 알려져 있다.

이 사후강직 상태의 근육은 열을 가해 조리했을 때 매우 단단하고, 수분 유지력(water-holding capacity)이 낮아 관능 평가(sensory evaluation)에서도 다즙성(juiciness)이 떨어지며, 풍미 역시 빈약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의 고기를 0~4℃의 냉장 환경에서 일정 기간 저장하면, 근육 내 효소 활성과 생화학적 변화에 의해 다시 연화가 진행되고, 수분 유지력 또한 회복되며, 풍미(맛과 향을 통합한 개념으로서의 flavor)가 향상된다.
이 과정을 **숙성(aging)**이라 부른다.

숙성은 일반적으로 공기 중에서 가지치기(枝肉, carcass) 상태나 큰 부위육 상태로 수행되는데, 이를 **드라이 에이징(dry aging)**이라고 한다.
현재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드라이 에이징은, 보다 엄격하게 말하면 **'좁은 의미의 드라이 에이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와규(和牛)나 교잡종(交雑種) 소고기, 또는 홀스타인 거세우 고기 등, 지방 함량이 많든 적든 관계없이, 고기에 바람을 직접 불어 건조시키면서 숙성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한편,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와규를 가지치기 상태 또는 대형 부위(예: 로인 또는 통 허벅지)로 바람을 불어주지 않고 숙성시키는 방법을 "카라시(枯らし)" 또는 "츠루시(吊るし, 걸이 숙성)"라고 불러왔다.
이러한 방법들도 원래는 드라이 에이징의 한 형태로 분류될 수 있다.

이에 반해, 부위육을 진공 포장하여 진공 상태에서 숙성시키는 방법은 **웻 에이징(wet aging)**이라 부른다.
본래 숙성은 드라이 에이징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 진공 포장 기술이 보급되면서 외부로부터의 미생물 오염과 지방의 산화를 방지하고 저장성을 높일 수 있는 웻 에이징이 대세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식육 도매업자들은 드라이 에이징 기법을 계속해서 계승해 왔다.
드라이 에이징된 고기의 표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곰팡이가 생기거나, 수분이 날아가면서 딱딱하게 건조된다.
이러한 표면 부위는 최종적으로 트리밍(trimming, 절단) 처리하여 제거한 뒤 식용하게 된다(도해 1 참조).

 

3. 숙성 중에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의 메커니즘

근육의 연화(tenderization)는 공기 중이든 진공 중이든, 숙성 환경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이러한 연화 현상의 대부분은, **칼파인(calpain)**이라 불리는 칼슘 이온(Ca²⁺)에 의해 활성화되는 세포 내 단백질분해효소(proteinase) 등의 작용에 의해,
근섬유 내 Z선(Z-line), 데스민(desmin), 코넥틴(connectin) 등 구조적 요소와 이를 구성하는 단백질들이 분해되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분 유지력(water-holding capacity)의 향상 역시 이러한 근육구조의 약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필자들은, 도축 후 근육 내에 축적되는 **이노신산(IMP, inosine monophosphate)**이
아크틴(actin)과 미오신(myosin) 사이의 결합을 해제하는 기능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으며,
이 현상이 숙성 중 연화 및 수분 유지력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맛의 향상 역시, 공기 중 숙성(dry aging)과 진공 숙성(wet aging) 모두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숙성 과정 동안 내재성 단백질분해효소(endogenous proteinase) 및 아미노펩티다제(aminopetidase)의 작용으로 근육 단백질이 분해되어,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육류 특유의 감칠맛(umami)이 강화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근육 내 ATP는 효소적 분해를 거쳐 ADP, AMP를 지나 감칠맛을 지닌 IMP로 전환된다.
IMP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노신(inosine)과 히폭산틴(hypoxanthine)으로 분해되지만,
이 분해 과정을 담당하는 효소의 활성은 낮기 때문에 IMP의 감소 속도는 느리다.
따라서, IMP는 글루탐산(glutamic acid)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고기의 깊은 감칠맛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향미(aroma) 향상의 메커니즘은, 숙성 환경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즉, 공기 중 숙성(dry aging)과 진공 숙성(wet aging)에서 나타나는 향미 변화는 서로 다르게 전개된다.

진공 숙성에 의한 향미 향상의 대표적 연구 사례로는, Coppock와 MacLeod의 연구가 있다.
이들은 진공 포장된 쇠고기를 숙성한 후, 이를 수중가열(poaching)했을 때 발생하는 향기와 휘발성 성분(volatiles)의 변화를 보고하였다.
숙성 전에는 미약한 육수(肉スープ) 같은 향이었지만, 숙성 후에는 강하고 기호성 높은 로스트 미트(roasted meat) 향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숙성 후 휘발성 물질의 총량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알칸(alkanes), 알데하이드(aldehydes), 푸란(furans), 피라진(pyrazines) 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하였다.
이러한 화합물들은, 숙성 과정 중 증가한 자유 아미노산이 조리 시 고기 내 당류와 아미노-카보닐 반응(메일라드 반응)을 일으키거나,
남아 있는 산소에 의해 지방이 산화되면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들은 공기 중 숙성된 생 쇠고기(홀스타인 거세우)에서
달콤하고 우유 같은 향기(1970년대까지의 전통 정육점에서 흔히 느껴졌던 냄새)가 발생함을 확인하고,
이를 **생육 숙성향(生牛肉熟成香, Fresh Beef Aging Aroma)**이라 명명하였다.
그리고 이 향이 통성혐기성 세균(facultative anaerobic bacteria) 중 일부에 의해 생성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흑모와규(黒毛和牛)를 공기 중 숙성시킨 후, 80℃의 온수에서 조리할 경우
생육 숙성향과는 다른, 달콤하고 지방질이 풍부하며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는 독특한 향이 발생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 향을 **와규향(和牛香, Wagyu Aroma)**이라 명명하였다.

이 와규향은, 일본 소비자가 수입 쇠고기보다 와규 고기를 선호하는, 특히 스키야키(sukiyaki)나 샤브샤브(shabu-shabu) 같은 요리에서 와규를 더 맛있다고 느끼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판단되었다.
와규향의 달콤한 느낌에는 락톤(lactones)류 화합물이, 지방질 풍미에는 알데하이드(aldehydes)와 케톤(ketones)류 화합물이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림 1. 1주간(위)과 60일간(아래) 드라이에이징된 쇠고기
(문헌³ p.79의 그림 1 인용)

 

드라이에이징 숙성 기간에 따른 쇠고기의 외관 변화

그림 1은 드라이에이징(dry aging) 숙성 기간에 따라 쇠고기의 외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위쪽 사진은 드라이에이징 1주일이 경과한 쇠고기이다.
표면에 약간의 건조 현상이 나타나지만, 육색은 여전히 신선한 붉은색을 유지하고 있다.
지방층은 하얗고 깨끗한 상태를 보인다.

아래쪽 사진은 드라이에이징 60일이 경과한 쇠고기이다.
표면은 심하게 건조되어 짙은 갈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했다.
수분이 상당히 증발하여 표면은 거칠고 딱딱하게 굳은 상태이다.
지방층도 갈색으로 변색되었다.
이 단계에서는 표면을 절단하여 내부의 숙성된 살코기만을 이용하는 트리밍(trimming) 작업이 필요하다.


4. 드라이에이징과 웻에이징의 비교

1950년대 이후, 숙성에 의해 육질이 연화되고 수분 유지력 및 풍미가 향상된다는 사실은 다수의 연구에 의해 보고되어 왔다¹⁻⁹⁻¹⁰.
드라이에이징(dry aging)한 쇠고기와 웻에이징(wet aging)한 쇠고기 모두, 숙성 전 상태와 비교할 때 육질 및 풍미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숙성 방법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의외로 많지 않다.

Warren와 Kastner¹¹는 도축 후 3일 경과한 쇠고기를 3.1~3.6℃, 자외선 살균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조건에서 상대습도 78% 하에 11일간 드라이에이징한 것과, 진공 포장하여 웻에이징한 것을 비교하였다.
조리손실(cooking loss)은 두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숙성에 따른 중량 손실은 드라이에이징군이 13.65%로 더 높았다.
하지만 관능 평가 결과, 드라이에이징한 고기는 비프 플레버(beef flavor)와 로스트 플레버(roast flavor) 모두 웻에이징 고기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평가되었다.

Li 등¹²도 2.9℃ 조건에서 19일간 통기성 백(bag)을 사용하여 드라이에이징한 경우가 웻에이징한 경우보다 연화, 다즙성(juiciness), 그리고 풍미 향상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

반면, Smith 등¹³은 4℃, 상대습도 98.1% 조건에서 35일간 드라이에이징한 쇠고기와 웻에이징한 쇠고기를 소비자 평가를 통해 비교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비프 플레버와 연화도에 있어 두 그룹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다즙성은 웻에이징 고기 쪽이 유의하게 높았다.

Lepper-Blilie 등¹⁴은 1℃, 상대습도 70% 조건에서 14~49일간 드라이에이징한 쇠고기와 웻에이징한 쇠고기를 훈련된 관능 평가 패널을 통해 비교하였다.
그 결과, 연화도, 다즙성, 비프 플레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숙성 특유의 복합적이고 기호성 높은 향미인 '에이징 플레버(aged flavor)'만은 드라이에이징 고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이와 같이 드라이에이징이 반드시 웻에이징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연구 결과는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아마도 숙성 조건(온도, 습도, 기간 등)이나 고기 표면 트리밍 방법의 차이가 물성 및 풍미 변화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5. 일본에서의 드라이에이징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는 좁은 의미의 드라이에이징(dry aging)에 대해서는, 사노(佐野)가 자세히 해설하고 있다¹⁵.

그에 따르면, 숙성은 12℃, 상대습도 약 70%의 숙성고(에이징룸) 내에서, 쇠고기에 강한 바람을 직접 쐬어주면서 40 ~60일간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고기의 표면은 건조되고, 내부의 감칠맛 성분(umami compounds)이 농축된다.
또한 표면에 번식하는 미생물에 의해 특유의 견과류(nutty) 향을 띠는 발효취(fermentation aroma)가 생성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기는 내부 효소 작용에 의해 연화되며, 다즙성(juiciness) 또한 향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도표 2에 제시된 아미노산 함량과 전단력(shear force) 값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드라이에이징에 의해 다양한 휘발성 성분(volatiles)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GC-olfactometry(가스크로마토그래피-후각 분석)를 통한 직접적인 냄새 성분 분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드라이에이징 특유의 견과류 향이나 발효 향 등이 어떤 휘발성 물질에 의해 형성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숙성 기간 동안의 미생물 변화를 도표 3에 나타냈다.
일반 세균수는 숙성과 함께 증가하여, 21일 숙성 시점에서 10⁸ CFU/100 mg 수준에 도달하였다.
또한, 효모(yeast) 및 곰팡이(mold) 수도 35일 경과 시 약 10⁵ CFU/100 mg에 도달하였다.

이처럼 미생물이 증식한 고기 표면은 식용에 적합하지 않게 되어, 도표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높은 트리밍 손실(trimming loss)을 초래하게 된다.
다만, 이들 미생물 중 어느 종(species)이 드라이에이징에 필수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6. ‘숙성육’의 과제

‘숙성육’이 안고 있는 과제 중 첫 번째는, 드라이에이징(dry aging) 결과가 쇠고기의 품종, 원래의 수분 유지력, 그리고 표면 미생물 군집(microbiota)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정 수량의 고기를 균일한 조건 하에서 동일 기간 동안 숙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개별 고기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며 숙성 과정을 관리하는 방법이 주로 채택되고 있다.

또한, 숙성의 종료 시점을 규정하는 통일된 기준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숙성 완료 여부는 식육 도매업자나 외식 업계 종사자 각자의 판단에 맡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번째 과제는, 도표 3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드라이에이징한 쇠고기의 표면에 상당한 수준의 미생물이 번식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트리밍(trimming)을 통해 경화된 비식용 부위를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칼이나 나이프 등의 취급 방법, 그리고 이후의 가열 조리 시 조리 온도와 시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식용 가능한 부위가 미생물에 의해 오염되어 식중독(food poisoning)을 유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세 번째 과제는, ‘숙성육’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히는 견과류 향(nutty aroma)이 반드시 모든 소비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쇠고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 향에 대한 허용 정도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일부 소비자는 이 견과류 향의 강도를 기준으로 숙성 정도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다른 일부는 오히려 이 향이 거슬린다고 판단하여 조리 전 단계에서 해당 향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¹⁶.

필자의 인터뷰 조사에서도, 숙성육을 제공하는 외식 업자 중에는 견과류 향을 숙성의 본래 목적이 아니라고 간주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한, 시판되고 있는 숙성육이나 외식 업장에서 제공하는 숙성육을 조사한 결과, 견과류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제품도 있었지만, 대체로 향이 약한 제품이 더 많은 인상을 받았다.

즉, 일반적으로 ‘숙성육’의 특징으로 견과류 향이 자주 언급되지만,
드라이에이징의 본질적 목적은 풍미(flavor)와 식감(texture)의 향상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3. 드라이에이징에 따른 일반세균수, 유산균수, 효모·곰팡이 수의 변화
(문헌¹⁵ p.65 그림 5 일부 수정 인용)

 

드라이에이징 숙성과정 중 일반세균수, 유산균수, 효모·곰팡이 수 변화

 

  • X축: 숙성 일수 (일, Days)
  • Y축: 세균수 (Log CFU/100mg)
    (CFU = Colony Forming Units, 집락 형성 단위)
  • 범례:
    • ● : 일반세균수 (total aerobic bacteria)
    • ■ : 유산균수 (lactic acid bacteria)
    • ▲ : 효모·곰팡이 수 (yeasts and molds)

 

  • 일반세균수는 숙성 초기에 급격히 증가하여, 21일 숙성 시점에 최고치(약 10⁸ CFU/100mg)에 도달한 후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 유산균수는 일반세균수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증가하지만, 비슷한 시기(20일 전후)에 최대값에 도달한 뒤 안정된다.
  • 효모·곰팡이 수는 비교적 천천히 증가하여, 35일 숙성 시점에서 약 10⁵ CFU/100mg에 도달한다.

 

  • 드라이에이징 과정에서는 21일 전후일반세균과 유산균이 가장 활발히 증식한다.
  • 효모와 곰팡이는 숙성 후기(30~40일)에도 계속 증식하지만, 일반세균이나 유산균에 비해 성장 속도는 느리다.
  • **표면 미생물총(microbiota)**의 변화는 육질, 풍미, 그리고 식품 안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미생물 수의 증가는 드라이에이징 특유의 풍미 형성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트리밍 손실(trimming loss)**과 식중독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림 2. 드라이에이징에 따른 총유리 아미노산량(A), 감칠맛 아미노산량(B), 전단력값(C), 트리밍 로스(D)의 변화
(문헌¹⁵ p.66-67 그림 6 일부 수정 인용)

※ 감칠맛 아미노산량은 글루탐산 및 아스파르트산의 합계 수치임.

 

드라이에이징에 따른 총유리 아미노산, 감칠맛 아미노산, 전단력, 트리밍 로스 변화

 

항목내용설명 요약
A) 총유리 아미노산량 (μg/g) 숙성 일수에 따라 급격히 증가
B) 감칠맛 아미노산량 (μg/g) 숙성 후반부에서 급격히 증가
C) 전단력값 (kgf/cm²) 숙성 경과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
D) 트리밍 로스 (%) 숙성 기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

 

A) 총유리 아미노산량 변화

  • 드라이에이징 진행에 따라 총유리 아미노산(total free amino acids)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 특히 30일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여, 숙성 40일 이후에는 약 15,000μg/g에 달한다.
  • 이는 단백질 분해(proteolysis)가 숙성 후기에 더욱 활발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B) 감칠맛 아미노산량 변화

  • 감칠맛을 담당하는 글루탐산(glutamic acid) 및 아스파르트산(aspartic acid) 합량 또한 숙성 경과에 따라 증가한다.
  • 30일을 경계로 급격한 상승을 보이며, 40~50일 숙성 시 약 1,500μg/g에 도달한다.
  • 이는 드라이에이징 후반에 고기의 감칠맛이 본격적으로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C) 전단력값 변화

  • 전단력(shear force) 값은 숙성 초기에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이나,
  •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 40일 이후에는 약 2kgf/cm² 이하로 떨어지며, 이는 고기의 연화(tenderization)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낸다.

D) 트리밍 로스 변화

  •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트리밍 로스(trimming loss, 비식용 부분 제거율)도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 특히 30일 이후부터 손실률이 뚜렷하게 상승하며, 40~50일 시점에서는 약 20%에 근접한다.
  • 이는 표면 건조와 미생물 증식에 의한 손실량 증가를 반영하는 결과이다.
  • 드라이에이징 30일 이후부터 감칠맛과 육질 연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강화된다.
  • **숙성 후기(40~50일)**에는 풍미 성분이 극대화되지만,
    트리밍 손실표면 미생물 관리 리스크도 동시에 증가한다.
  • 따라서, 숙성 일수 조정은 맛과 품질, 수율 사이의 최적 균형점을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다.

7. 맺음말

숙성은 인류의 식문화 역사 속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고기를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한 지혜로써 전승되어 온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좁은 의미의 드라이에이징(dry aging)은 숙성 방법 중 하나이며,
안전성에 충분히 유의하여 시행된다면,
맛있는 식육의 새로운 바리에이션(variation)을 제공하고,
현대인의 식문화를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숙성육 문화가 지나치게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진중하고 안정된 기술로서 꾸준히 이어져 가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松石昌典, 沖谷明紘 (2015). 食肉のおいしさと熟成. 『肉の機能と科学』, 朝倉書店, 東京, pp. 87–88.
  2. 山本謙治 (責任編集・撮影) (2017). 熟成肉バイブル. 柴田書店, 東京, pp. 39–51.
  3. Perry, N. (2012). Dry aging beef. International Journal of Gastronomy and Food Science, 1, 78–80.
  4. Matsuishi, M., Tsuji, M., Yamaguchi, M., Kitamura, N., Tanaka, S., Nakamura, Y., & Okitani, A. (2016). Inosine-5′-monophosphate is a candidate agent to resolve rigor mortis of skeletal muscle. Animal Science Journal, 87, 1407–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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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松石昌典, 久米淳一, 伊藤友己, 高橋道長, 荒井正純, 永富宏, 渡邉佳奈, 早瀬文孝, 沖谷明紘 (2004). 和牛肉と輸入牛肉の香気成分. 日本畜産学会報, 75, 409–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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