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유화 이후 호주산 쇠고기 생산을 둘러싼 일본 기업의 진출과 철수
輸入自由化後の豪州牛肉生産をめぐる日本企業の進出と撤退
大呂 興平(大分大学経済学部)
일본의 쇠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20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은 급증했지만, 개발수입을 목적으로 호주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일본 기업은 대부분 철수하여 호주산 쇠고기의 대부분은 호주 기업과의 상대적 거래에 의해 조달하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거래형태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개발수입의 전제가 된 생산조건, 시장조건, 그리고 기업 간 능력차이의 변화를 변화의 동인이 되는 주체의 행태에 주목하여 분석하였다.
일본기업 진출의 근거는 일본과 호주 간에 큰 내외 가격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 기업들은 일본 시장이 고유하게 요구하는 품질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는 점에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본 고유의 중장기 비육우 수요는 급감하고, 일본의 외식 소비와 호주 및 동아시아의 단기 비육우 수요가 증가하였다.
일본에서는 생산자의 저비용화, 고품질화가 진행된 반면, 호주에서는 다국적 거대 패커 계열의 기업이 단기 비육 소고기의 세계 판매를 본격화했다. 이러한 변화가 누적되어 일본 기업은 자체 생산의 합리성을 잃게 되었다.
키워드: 호주, 쇠고기 무역, 일본의 식량 조달, 개발 수입, 거래 형태의 변동
I 서론
쇠고기 수입자유화 결정 이후 일본의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은 1988년 13만 톤에서 2010년 35만 톤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수입자유화 전후에 소위 마블링이 있는 고급 소고기의 개발 수입을 목적으로 호주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20개에 가까운 일본기업은 현재 대부분 현지 생산에서 철수하고 호주기업과의 상대적 거래로 소고기를 조달하게 되었다1).
본 연구는 지난 20년간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 및 철수 과정과 그 배경을 밝힘으로써 개발 수입이라는 일본 기업 주도의 식료품 조달 방식의 변동을 파악하고자 한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식량 수입액이 3배 이상 증가하였고, 그 이후에도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식량 순수입국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수입 급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개발수입을 목적으로 한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 입지였다.
개발수입이라는 단어는 분야를 막론하고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식품의 개발수입을 이와타(1995)에 따라 '일본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식품의 품질・규격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본기업이 상대국에 직접 진출하거나, 또는
일본 기업이 상대국에 직접 진출하거나 상대국의 기업-생산자에게 강력하고 지속적인 I 서론 쇠고기 수입 자유화 결정 이후 일본의 호주(호주)로부터의 쇠고기 수입량은 1988년 13만 톤에서 2010년 35만 톤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수입자유화 전후에 소위 마블링이 있는 고급 소고기의 개발 수입을 목적으로 호주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20개에 가까운 일본기업은 현재 대부분 현지 생산에서 철수하고 호주기업과의 상대적 거래로 소고기를 조달하게 되었다1).
본 연구는 지난 20년간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 및 철수 과정과 그 배경을 밝힘으로써 일본 기업 주도의 개발 수입이라는 식료품 조달 방식의 변동을 파악하고자 한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식량 수입액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그 이후에도 일본은 세계에서 두드러진 식량 순수입국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수입 급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개발수입을 목적으로 한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 입지였다.
개발수입이라는 단어는 분야를 막론하고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식품의 개발수입을 이와타(1995)에 따라 '일본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식품의 품질・규격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본기업이 상대국에 직접 진출하여 자본과 기술 개입을 통해
자본적・기술적 개입을 통해 생산물을 수입하는 거래 형태, 그리고 그러한 일본의 식량 조달 방식"으로 정의한다2).
개발 수입을 목적으로 한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 입지는 국내외에서 식료품의 생산에서 유통, 소비에 이르는 일련의 틀을 크게 변화시켜 왔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글로벌화되는 식량 조달을 둘러싼 문제를 다국적 기업의 활동에 주목하여 파악하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국가를 대신하여 다국적기업이 식량 생산과 무역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주체가 되었다는 1980년대 이후의 식량체제(푸드 레짐)3) 의 변화가 있다(McMichael 1992).
고토(2004)가 지적한 바와 같이, 식량 조달을 둘러싼 다국적 기업의 활동을 논한 연구는 지금까지 유럽 기업에 의한 아프리카 지역, 미국 기업에 의한 중남미 지역에서의 활동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일본의 식량 수입 급증은 1980년대 이후 세계 식량 생산・무역 질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McMichael 2000), 그 중심인 일본 기업에 의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부터의 식량 조달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어 실증 연구의 축적이 중요해지고 있다. .
다만 필자는 그 분석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 입지는 1980년대 후반 세계에서 유례없는 구매력의 급격한 확대와 고유한 식문화의 존재 등 일본 특유의 조건을 반영한 것이었다.
1980년대 후반 엔고와 버블 경기로 인해 일본과 외국 간에는 압도적인 국내외 가격차가 발생하여 식품 수입의 경제적 유인이 높아졌다.
그러나 서양에 비해 일본인은 독자적인 식문화와 상품의 세세한 품질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식료품은 해외에서 생산도 시장도 한정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일본의 식료품 조달에 있어서는 다양한 품목별로 일본의 유통자본, 가공자본이 생산 현장에 깊숙이 개입하여 개발 수입에 나서는 일본 특유의 식료품 조달 방식이 형성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일본기업의 해외 생산입지에 의해 형성된 산지나 일본기업과 현지기업과의 관계는 반드시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경쟁 격화에 따른 기업의 도태, 산지의 이동 등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예를 들어, 츠치야 1997; 오츠카 2001).
수입의 증가와 함께 일본의 식문화와 해외의 생산 조건이 변화한다.
또한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일본의 구매력은 예전처럼 압도적이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위의 두 가지를 바탕으로 질문해야 할 것은 1980년대 후반 이후 형성되어 온 일본 기업 주도의 식재료 조달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일본의 구체적인 조건을 의식하여 체계적으로 검토해 나가는 것이다.
일본 기업의 개발수입에 관한 선행연구로는 그 거래내용이나 기업행동에 접근한 미시적 실증연구가 있는 반면, 그 중장기적 변동에 대해서는 제품순환이론과 같은 거시적 관점을 중심으로 설명되어 왔으며, 구체적인 조건을 바탕으로 변동을 설명하려는 노력은 적었다.
미시적 실증연구로는 1990년대 이후 농업경제학이나 지리학에 의한 축적이 있다.
농업경제학에서는 왕(1999)과 사카시타(2004) 등이 중국에서의 청과물 생산을 사례로 일본 기업과 현지 기업의 거래와 현지 생산자의 조직화 실태를 밝히고 있다.
지리학에서는 고토가 중국에서의 닭고기나 고구마의 개발 수입을 사례로 대일 수출 산지의 형성과 그 공간 배치에 관여하는 일본 기업의 전략을 다각적으로 논하고 있다(Goto 2004, 2007).
이들 연구는 해외 산지에 자사의 기술이나 자재를 이전하면서 현지의 지리적 사회관계나 행정조직 등을 동원하여 기술정착과 안정적 생산을 도모하는 등 일본기업에 의한 산지형성 과정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그 후의 산지 재편이나 거래의 변화와 같은 중장기적 변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의식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한편, 농업경제학의 기쿠치(2008)는 제품순환이론을 원용하여 개발수입에 관련된 기업이나 산지의 중장기적 변동을 설명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에서는 진출 초기에는 기술적 시행착오가 계속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산기술이 표준화되어 현지 생산이 궤도에 오른다.
이는 후발 기업의 진입을 불러와 경쟁을 심화시키고, 상품 가격은 하락한다. 그 결과, 기업은 철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산비용이 더 낮은 국가에서 새롭게 개발 수입에 착수하게 된다.
기쿠치는 중국에서 냉동 야채의 개발 수입이 2000년대부터 제품 사이클 이론에서 말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는 진출 기업의 도태가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시적인 시각에만 의존하는 것은 일본의 식문화 변화나 일본 기업의 조달 행동 등 개발수입을 규정하는 중요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간과하는 것이다.
대상을 상품 전반으로 확대하면, 국제무역을 둘러싼 기업 간 거래 형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관점으로 최근 유럽과 미국의 지리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가치사슬 접근법이 있다.
이 접근법은 세계시스템론을 계보로 하여 상품의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연쇄에서 글로벌 지역과 기업의 관계를 주제로 삼고 있으며(Araki 2007), 그 근래의 중심적인 관심은 '누가 연쇄를 주도하고 있는가'라는 관점에 있다.
Gereffi (1994), Gereffi et al. (2005)은 사슬의 형태를 곡물 메이저나 석유 원매자와 같은 상류의 대규모 생산자가 주도하는 '생산자 주도형 사슬'과 월마트나 GAP와 같은 하류의 소매기업이나 브랜드 기업이 주도하는 '구매자 주도형 사슬'로 구분하고, 이 생산자 주도형 사슬과 구매자 주도형 사슬을 구분하였다.
그 후 이 생산자 주도와 구매자 주도 사이에 중간적인 5가지 형태를 설정하고, 1) 거래의 복잡성, 2) 거래의 코드화 정도, 3) 공급측의 능력의 각 변수의 조합에 주목하여 어떤 조건에서 어떤 형태가 성립하는지를 정리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왜 어떤 상품을 둘러싼 거래 형태가 그 형태가 되는지를 정교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선진국과 개도국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선진국 간 또는 개도국 간 기업 간 관계에도 적용 가능하다(Kawakami 2007).
이에 따르면, 농산물 개발 수입이라는 일본 기업 주도의 거래 형태는 일본 시장의 까다로운 품질 요구로 인해 복잡한 거래가 필요하고, 진출 대상 기업-생산자에게는 일본 시장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낮다는 조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프레임워크는 어느 한 시점의 거래 형태를 정교하게 설명할 수는 있지만, 그 중장기적 변동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국제 식량조달의 중장기적 변동을 둘러싼 논의는 지금까지 푸드 레짐론과 같은 거시적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으며, 개별 품목이나 지역을 고려한 미시적 실증 분석은 많지 않았다.
국제 식량조달의 중장기적 변동을 미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시장과 생산 조건, 생산 주체와 조달 주체의 대응이 상호 연관되어 변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 보다 동태적인 시각이 필요하다4).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식료품 조달방식의 중장기적 변화를 미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접근방식을 채택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기본 인식으로 개발수입이라는 거래 형태는 특정 식료품에 대해 일본에 고유한 수요와 강력한 구매력이 있고, 특정 국가에서는 잠재적으로 저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특정 국가에서는 잠재적으로 저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해당 국가의 생산자・기업에는 그 능력이 없다는 시장 조건, 생산 조건, 그리고 일본 기업과 현지 기업・생산자 간의 능력 차이를 전제로 성립하고 있다고 보고, 각 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파악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각 조건이 개발수입의 시작과 함께 이에 관련된 주체의 다양한 대응을 동인으로 하여 변화하는 것으로 보고, 각 주체의 대응에 초점을 맞추어 각 조건의 변화를 설명함으로써 거래형태가 변화하는 과정을 파악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주체란 해당 품목의 생산 및 조달에 깊이 관여하는 국내외의 주체를 말한다.
일의적으로는 개발 수입에 관여하는 일본의 조달 주체 및 현지 생산 주체를 의미하지만, 품목에 따라서는 해당 품목을 생산해 온 일본 생산자나 일본 시장으로의 수출을 목표로 하는 제3국 기업, 제3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시도하는 일본 기업 등도 포함될 수 있다.
이들 주체는 각각의 구체적인 상황 하에서 자신의 경영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대응을 하게 되며, 이러한 대응은 시장 조건이나 생산 조건, 기업 간 능력 차이에 영향을 받음과 동시에 각 조건의 변화를 가져온다.
또한 각 조건은 예를 들어 세계 경제의 동향, 소비자의 기호 변화, 기상 조건의 변화 등 상위 시스템이나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아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가 연쇄적으로 쌓여 각 조건은 크게 변화하고, 이전과는 다른 거래 형태가 유발된다.
이러한 각 조건의 변화 과정을 세심하게 추적함으로써 1980년대 후반 이후 일본 식생활 양식의 변화를 관통하는 메커니즘을 추출하고, 특정 품목과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것이 본 연구의 접근 방식이다.
본 연구에서는 호주산 쇠고기 수입을 분석 대상으로 한다.
필자가 일본 기업의 개발도상국 진출 사례로는 다소 예외적인 호주라는 진출국, 쇠고기라는 상품을 선택한 것은 개발도상국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쉽고 정교한 논의가 가능하다는 이유와 더불어 쇠고기가 일본의 식량 수입액에서 2번째로 중요한 수입 농산물이라는 점과
또한 호주로부터의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생산과 유통의 변화를 밝히는 것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는 점도 있다.
쇠고기 자유화 전후,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과 그 영향에 대해서는 양국에서 큰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예를 들어, Kobayashi 1991; Oguri et al 1992; Morrison and Officer 1992), 그 이후의 변화에 대한 실증 분석은 많지 않다.
일본 시장에서의 호주산 쇠고기의 위치는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20년간의 쇠고기 수입 변화를 검토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쇠고기 개발 수입을 둘러싼 일본과 호주의 시장 조건, 생산 조건, 기업 역량 차이의 변화에 대해 기업 집단의 대응에 초점을 맞추어 상세한 스토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분석에서는 지난 20년간 일본과 호주의 기업군의 대응과 그 배경이 된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조건을 폭넓게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조사에서는 일본 기업 8개사, 호주 기업 3개사를 대상으로 경영의 변천과 그 배경에 대해 상세한 인터뷰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자유화 이후 일본과 호주의 업계 잡지를 바탕으로 과거 상황을 재구성하고자 하였다5). 조사는 2009년 1월~10월, 2011년 9월에 시드니와 브리즈번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실시하였다.
II 환태평양권의 쇠고기 무역과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
1. 쇠고기 무역을 둘러싼 국제질서의 변화
쇠고기는 국제무역의 무대에 가장 먼저 등장한 상품이며, 그 생산, 유통, 소비는 국제 정치경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왔다.
따라서 일본과 호주의 쇠고기 무역을 논함에 있어서는 그 상위 시스템인 세계 쇠고기 무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 쇠고기 무역에서 구제역을 둘러싼 국제규제가 특히 중요하다.
구제역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병 지역인 남미와 유럽에서 비가열 쇠고기 수출이 금지되어 있다.
이 때문에 쇠고기 교역은 유럽과 남미 국가들로 구성된 대서양권과 그 외의 환태평양권으로 나뉘어져 왔다.
환태평양권에서는 세계 최대의 쇠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자 수출국이자 수입국인 미국, 국내 시장이 협소하여 쇠고기 순수출국인 호주, 세계 최대의 쇠고기 수입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여기서는 한-호주 쇠고기 무역의 큰 틀을 이루고 있는 국제 질서를 조망해 보고자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식량 체제 하에서는 영국을 기축국가로 하는 국제 분업 체제 하에서 신대륙에서 유럽으로의 쇠고기 수출이 중요시되었다(Le Heron 1993).
육우 생산은 18세기 신대륙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19세기에는 냉동선의 발달과 함께 쇠고기가 신대륙의 중요한 수출품이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수출은 더욱 확대되었다.
예를 들어, 1938년 호주는 소고기 생산량의 21%를 수출로 돌렸고, 그 중 92%를 영국으로 수출했다(Miyata 1985).
한편, 일본에서는 육식문화가 없었기 때문에 쇠고기 소비량・수입량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을 기축으로 하는 식량 체제가 성립한다. 쇠고기는 그 '상징적 중심'(Friedmann and McMichael 1989: 107)이며, 미국형 라이프 스타일의 침투로 쇠고기 소비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했다.
국내외의 왕성한 쇠고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잉여 곡물을 이용한 비육이 확립되어 쇠고기 대량 생산방식이 확립되었다.
한편, 호주는 영연방 경제의 약화와 함께 영국을 대신할 쇠고기 수출처를 미국으로 찾았고, 미국은 가공용 저급 쇠고기에 한하여 호주로부터 수입하였다.
호주에서는 미국향 목초 비육 쇠고기 생산에 중점을 두어 곡물 비육을 목적으로 하는 사료공장은 기본적으로 성립되지 않았다.
이 시기 일본은 사료 수입을 자유화하는 대신 쇠고기의 관리무역을 강화하였다.
재래종인 와규의 생산과 젖소의 육류 이용이 촉진되는 한편, 수입할당제를 통해 쇠고기 수입을 축산진흥사업단의 관리 하에 두었다6).
이러한 관리무역과 국내 쇠고기 소비의 증가로 전후 일본에서는 와규를 정점으로 쇠고기가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수입사료에 의존한 장기간의 곡물 비육으로 마블링을 철저하게 추구하는 특수한 시장과 기술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국제질서는 1970년대 후반 미국의 쇠고기 소비가 정체에 접어들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에서는 사료공장과 육류가공업체(패커)의 과점화 등 업계 재편이 진행되었고(신야마 2001), 호주에서도 미국의 쇠고기 수입 제한으로 인해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Francis 2000).
이러한 가운데 경제성장을 이룬 일본은 미-호주 양국에 있어 중요한 쇠고기 수출국으로 간주되어, 특히 일본 경제의 수출과잉이 문제가 되었던 1980년대 후반에는 쇠고기 수입자유화가 중요한 정치적 과제가 되었다.
1988년 일본은 미국의 강력한 시장개방 요구에 굴복하여 1991년부터 쇠고기 수입자유화를 결정하였다.
자유화까지의 3년간은 경과조치로 연간 6만 톤씩 수입쿼터가 확대되었고, 자유화 이후에는 이 수입쿼터가 해소되어 관세율이 70%에서 50%로 단계적으로 인하되었다7).
환태평양권에 일본이라는 거대 시장이 등장하면서 미국과 호주가 대일 수출을 놓고 각축을 벌이게 된 것이다.
그림 1과 같이 자유화 이후 일본의 쇠고기 수입량은 미국산, 호주산 모두 급증하여 양국의 점유율은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2003년 12월 미국에서의 BSE 발생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호주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하여 2004년에는 수입량의 91%를 호주산이 차지하게 되었다.
2005년 12월 일본 정부는 20개월령 미만의 소에 한해 미국산 수입을 허용하면서 미국산 수입량이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2010년 현재에도 미국 BSE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그래프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의 쇠고기 수입량을 보여주며, 주요 수출국(호주, 미국, 기타)으로부터의 수입량과 호주산 곡물 비육 냉장 쇠고기(chilled grain-fed beef)의 수입량을 별도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1. 축 설명
- 가로축: 연도 (1980년 ~ 2010년)
- 세로축: 수입량 (천 톤 단위)
- 막대그래프 구성:
- 검은색(호주): 호주로부터의 쇠고기 수입량.
- 회색(미국): 미국으로부터의 쇠고기 수입량.
- 흰색(기타 국가): 기타 국가로부터의 쇠고기 수입량.
- 선 그래프: 호주산 곡물 비육 냉장 쇠고기(chilled grain-fed beef)의 수입량.
2. 주요 관찰점
전체 쇠고기 수입량:
- 1980년대:
- 수입량이 비교적 낮으며, 호주와 미국이 주요 수출국.
- 1990년대:
-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1995년경 최고치에 도달 (약 750천 톤).
- 일본 경제 호황 및 소비 증가로 인한 수요 상승.
- 2000년대 이후:
- 수입량이 감소하거나 안정화됨.
- 2003년 미국 BSE(광우병) 사건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감소.
호주산 쇠고기:
- 주요 수출국:
- 1980년대부터 꾸준히 일본 시장의 주요 공급국으로 자리 잡음.
- 2000년대 이후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 비중이 증가.
- 곡물 비육 냉장 쇠고기(chilled grain-fed beef):
- 선 그래프는 호주산 곡물 비육 쇠고기의 수입량 증가를 나타냄.
- 1990년대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2000년대 중반 정점에 도달.
미국산 쇠고기:
- 1990년대 중반까지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
- 2003년 미국 BSE 사건 이후 급격히 감소.
- 이후 일본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회복.
3. 의미와 시사점
- 호주산 쇠고기의 중요성:
- 호주는 안정적인 공급망과 고품질의 곡물 비육 쇠고기로 일본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
- BSE 사건 이후 미국 쇠고기 수입 감소를 호주가 보완.
- 소비자 신뢰:
- BSE 사건은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미쳤으며, 일본은 안전성과 품질이 높은 쇠고기를 선호.
- 시장 변화:
- 일본의 쇠고기 소비는 1990년대 이후 안정화되었으며, 수입 구조는 주요 수출국의 경쟁과 사건에 따라 변동.
이 그래프는 일본 쇠고기 시장에서의 주요 변화와 국가별 수출 경쟁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2.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과 자유화 이후 소고기 수입
쇠고기는 그 사육방법에 따라 사료사에서 일정기간 곡물을 먹인 곡물비육 소고기와 목초만 먹여 키운 목초비육 소고기로 분류된다.
또한 유통 형태에 따라 저온 냉장 유통되는 냉장육과 냉동 유통되는 냉동육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육질은 목초 비육보다 곡물 비육이, 냉동보다 냉장육이 더 좋으며, 일본 소매점에 유통되는 소고기의 대부분은 냉장육이며, 그 대부분은 곡물 비육 소고기이다.
1980년대 후반 쇠고기 수입 자유화 초기에 미국에서는 대형 패커들이 곡물 비육 소고기의 냉동 수출을 주로 담당했다.
이에 반해 호주에서는 토종 중소 패커들이 목초 비육 소고기를 냉장 및 냉동으로 수출했다.
또한, 호주에는 일본 기업이 피드 로트를 설립하고 현지 패커를 인수하는 등 진출하여 소매점 매장을 주요 타깃으로 150일 이상의 중장기 곡물 비육 소고기 냉장 수출에 나섰다8).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 배경은 당시 일본과 호주 간에는 쇠고기의 국내외 가격 차이가 컸지만, 호주 기업에는 곡물비육우 대일 수출에 필요한 자본설비, 생산기술, 판매력이 부족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자유화 초기 고품질 냉장 곡물비육우육은 품질면에서 동급으로 평가되는 국내산 젖소 거세우육(젖소)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했고, 게다가 호주에서는 비육에 필요한 거세우 및 곡물 가격이 경쟁국인 미국보다 저렴했다9).
호주에서 일본의 젖소와 비슷한 품질의 소고기를 생산하여 일본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면 큰 이윤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호주에는 곡물 비육 소고기 생산도, 이를 위한 기술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호주 국내에서는 곡물 비육 소고기의 수요가 적었기 때문에 곡물 비육 소고기 생산에는 일본 시장으로의 전량 수출, 즉 전 부위를 일괄 수출(풀세트 거래)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고, 일본 국내에서의 강력한 판로가 필요하게 되었다(고바야시 1991).
여기에 일본 기업들은 호주에 사료공장을 설립하여 중장기 비육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가 있었다10).
또한 호주의 패커는 미국보다 규모가 훨씬 작아 일본 기업의 인수나 자본 참여가 용이했다.
자유화 당시 미국에서는 IBP, 코나그라, 카길의 3사가 압도적인 규모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들의 연간 처리량은 각각 1890만 톤, 1400만 톤, 625만 톤으로 상위 4개사의 집중도는 71%에 달했다(신야마 2001: 68, 77).
당시 일본의 연간 쇠고기 수입량은 10만 톤 미만이었고, 이러한 거대 패커에게 일본 시장을 위한 세밀한 사양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에 비해 호주는 당시 최대 규모인 호주미트홀딩스(AMH)의 수입량도 22만 톤으로 상위 4개사의 집중도도 22%에 불과했다.
일본 기업들은 호주 패커를 인수하거나 자본 참여를 통해 일본의 수요에 세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가공처리 체제를 구축해 나갔다.
3. 호주산 쇠고기 조달 방식의 변화
호주에 냉장 곡물비육 쇠고기 생산기지를 설치한 일본 기업(그림 2)의 업태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일본 전국에 강력한 판매망을 갖춘 일본햄, 이토햄, 한난 등 대형 식육 제조업체 및 도매업체이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 냉장육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호주에 생산기지를 구축하여 냉장 곡물비육 소고기 생산에서 판매까지 수직계열화를 추진하였다.
그 중에서도 일본햄은 일찌감치 패커를 인수하는 한편, 수용두수 25,000두의 당시 호주 최대 규모의 사료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토햄은 도축장과 사료공장을 인접하게 신설하여 비육-도축의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두 번째는 자유화 이전 수입쿼터제 하에서 쇠고기 수입을 전담했던 미쓰비시상사, 마루베니, 이토만과 같은 대형 상사들로, 이들은 무역 업무의 노하우를 살려 점유율을 유지하고자 했다.
미쓰비시 상사는 기존 피드 로트를 확장하고, 중견 규모의 패커를 인수했다.
마루베니도 피드 로트를 인수하여 300일 이상의 장기 비육을 담당했다.
세 번째는 이들 이외의 중소 전문 상사 및 소매업체 등이다.
호주 진출의 동기는 다양하지만, 1980년대 후반의 엔고 및 호황을 배경으로 다소 투기적으로 호주에 쇠고기 부문에 진출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진출 기업들은 1990년대 초부터 기업 간 대응의 차이를 보이면서 차례로 철수하게 되었다.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 전문 상사나 소매업체들은 대부분 1990년대 초반에 철수했고, 대형 상사들도 1998년 미쓰비시 상사가, 2000년 스미킨 물산이 현지 패커를 매각하는 등 대부분 1990년대 후반에 철수했다.
대형 육류업체들은 1990년대에 현지 생산을 지속했지만, 한난은 2003년에 사료공장을 폐쇄하고 2007년에는 도축장을 매각했다.
이토햄도 2010년 사업을 매각하고 생산에서 철수했다.
현재도 대규모로 현지 생산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일본햄뿐이지만, 호주 자회사의 사업 수지 적자는 2006년 이후 대폭적인 적자가 만성화되어 있다11).
현재 곡물 비육 소고기의 냉장 수입을 둘러싸고 일본 기업에 의한 현지 생산을 대신하여 일본의 대형 상사나 식육 제조업체와 호주 기업과의 상대적 거래가 그 중심이 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거래 형태 변화의 배경이 된 시장 조건, 생산 조건 및 기업 간 역량 차이의 변화에 대해 논의한다.

이 표는 일본 기업들의 호주 쇠고기 산업(도축장 및 피드롯) 진출 및 철수 동향을 나타내며, 시기, 지역, 피드롯 수용 능력을 상세히 기록한 자료입니다. 아래에서 주요 내용을 항목별로 더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표의 구조와 구성
(1) 왼쪽 열: 기업 목록
- 일본 기업별로 정렬되어 있으며, 주요 기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일본햄(Nippon Ham): 식육 가공 기업.
- 이토햄(Itoham): 식육 가공 및 유통 기업.
- 하나야(Hanaya): 식육 유통 기업.
- 마루베니(Marubeni): 종합 상사.
- 다카하마(Takahama) 및 기타 기업들.
(2) 중앙: 진출 및 철수 시점
- 굵은 선(진출 기간)과 중단 표시:
- 기업이 호주 쇠고기 산업에 처음 진출한 시점부터 철수 시점까지를 나타냅니다.
- 예를 들어:
- 일본햄: 1985년 이전부터 201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활동.
- 하나야: 짧은 기간 동안 활동 후 철수.
(3) 진출 지역
- 호주 내 주요 진출 지역:
- QLD(퀸즐랜드): 기후가 소 사육에 적합하여 피드롯 중심지.
- NSW(뉴사우스웨일즈): 도축장과 피드롯 운영.
- VIC(빅토리아) 및 TAS(타즈매니아): 일부 기업이 선택한 지역.
(4) 피드롯 수용 능력
- 1990년, 1998년, 2007년 기준으로 피드롯(소 사육장)의 최대 수용 능력을 기록.
- N.A. (Not Available): 해당 데이터가 불명확하거나 기록되지 않음.
- 예:
- 마루베니(Marubeni):
- 1990년: 15,000두.
- 1998년: 24,000두로 확장.
- 2007년: 22,000~32,000두로 더 확장.
- 일본햄(Nippon Ham):
- 1998년: 75,000두.
- 2007년: 75,000두 유지.
2. 기업별 세부 내용
(1) 일본햄 (Nippon Ham)
- 진출 시점: 1985년 이전부터 활동.
- 주요 지역: QLD, NSW.
- 피드롯 수용 능력:
- 1990년: 약 105,000두.
- 1998년: 163,000두로 확장.
- 2007년: 약 164,200두로 유지.
- 특징: 가장 큰 피드롯 운영 규모를 보유하며, 지속적인 확장을 통해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
(2) 이토햄 (Itoham)
- 진출 시점: 1985년대 이후.
- 주요 지역: NSW.
- 피드롯 수용 능력:
- 1990년: 약 20,000두.
- 1998년: 약 22,000두로 확장.
- 2007년: 약 22,000~53,000두.
- 특징: 중간 규모의 피드롯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보임.
(3) 하나야 (Hanaya)
- 진출 시점: 1985년 이전.
- 주요 지역: NSW.
- 피드롯 수용 능력:
- 1990년: 5,000두.
- 1998년: 약 6,500두로 소폭 확장.
- 특징: 규모가 작고 짧은 기간 동안 활동한 후 철수.
(4) 마루베니 (Marubeni)
- 진출 시점: 1985년 이전.
- 주요 지역: QLD, NSW.
- 피드롯 수용 능력:
- 1990년: 15,000두.
- 1998년: 24,000두로 확장.
- 2007년: 22,000~32,000두.
- 특징: 종합 상사로 도축장과 피드롯 운영을 병행하며, 안정적인 확장을 보임.
(5) 기타 기업
- 다카하마 (Takahama):
- 피드롯 수용 능력: 1990년 약 6,000두 → 2007년 약 16,000두로 확장.
- 일본식품 (Nippon Foods):
- 1990년 약 5,000두 규모로 시작, 이후 철수.
3. 해석 및 의미
지역별 선호
- QLD와 NSW는 일본 기업들의 주요 진출 지역으로, 이 지역의 기후와 사육 환경이 소 사육에 적합하기 때문.
- 일부 기업은 VIC와 TAS와 같은 남부 지역에서도 활동.
장기 진출 기업과 단기 철수 기업
- 장기 진출 기업(예: 일본햄, 이토햄)은 대규모 피드롯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통해 호주 쇠고기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
- 단기 철수 기업(예: 하나야, 일본식품)은 시장 경쟁 또는 내부 구조 문제로 인해 철수.
피드롯 수용 능력의 확장
- 대부분의 기업이 1990년 이후 피드롯 수용 능력을 확장.
- 이는 일본 시장의 쇠고기 수요 증가와 고품질 쇠고기 수출 전략과 연관.
4. 결론
- 일본 기업들의 호주 쇠고기 산업 진출은 고품질 쇠고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
- 주요 기업들은 피드롯 확장과 안정적인 생산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
- 단기적으로 철수한 기업들은 지역적, 경제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임.
III 한-호주 쇠고기 교역을 둘러싼 여건 변화
1. 시장 조건의 변화
1)일본 시장의 확대와 변질
수입자유화 이후 일본산 젖소 가격은 1989년 1,189엔에서 1995년 613엔으로, 호주산 냉장 쇠고기 가격도 632엔에서 432엔으로 각각 급락하여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될 때까지 침체가 지속되었다12) (그림 3). 한편, 일본의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1985년 6.3kg에서 1995년 11.9kg으로 급증한 후 보합세를 보이다가 2001년 BSE 발생 이후에는 자유화 직후와 같은 수준인 9.0kg 전후로 정체되어 있다(그림 4).
1990년대 초반의 쇠고기 가격 하락은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에 따른 냉장 곡물 비육 쇠고기 수입이 급증한 것이 배경이 되었다.
1995년 호주의 일본계 사료공장의 수용능력은 18만두에 육박했고(그림 2), 그곳에서 생산된 곡물비육 쇠고기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었다.
호주로부터의 냉장 곡물 비육우 수입은 1988년 4천 톤에서 1994년에는 12만 톤으로 급증하여(그림 1), 젖소와 동등한 육질의 쇠고기가 저렴하고 대량으로 공급되었다.
또한 1990년대, 특히 후반에는 미국 패커의 수출 공세도 가격 하락의 큰 원인이 되었다.
수입 자유화 초기에는 미국산 곡물 비육 소고기의 대부분이 냉동 상태로 수입되었기 때문에 소매점 매장에 진열된 냉장 주체의 호주산 소고기와 외식 소비를 중심으로 한 미국산 소고기와는 어느 정도 구분이 되어 있었다(Suzuki 1997).
그러나 자유화 이후 미국 패커들도 급속도로 냉장 기술을 개선하였다.
미국산 냉장 쇠고기 수입량은 1988년 1.3만 톤에서 1995년 13.1만 톤으로 급증하여 호주산 냉장 곡물비육 쇠고기 수입량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더욱이 호주산 곡물비육우 수입은 전 부위 풀세트 거래가 기본이었던 반면, 미국산 수입은 특정 부위만 대량으로 수입하는 부위별 거래가 가능했다.
이는 나머지 부위는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을 가진 미국 패커가 있기에 가능한 거래로, 호주산 쇠고기는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일본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 조간).

이 그래프는 일본 국내 쇠고기의 도매 가격과 호주산 냉장 쇠고기(Australian chilled beef)의 수입 가격을 비교한 자료입니다. 그래프는 1990년부터 2009년까지의 실제 가격 변화를 나타내며, 다양한 품종과 수입 가격의 추이를 보여줍니다.
1. 그래프 구성
- 가로축: 연도 (1990년 ~ 2009년)
- 왼쪽 세로축(엔 단위): 일본 국내 쇠고기의 도매 가격(¥/kg).
- 오른쪽 세로축(미국 달러): 호주산 냉장 쇠고기의 수입 가격(US$/kg).
- 라인 유형:
- 와규(黒毛和牛) A-4: 일본산 고급 와규 품종의 가격.
- 교잡종(交雑種) B-3: 와규와 다른 품종의 교잡종 가격.
- 젖소 품종(乳用種去勢 B-2): 젖소 품종의 거세우 가격.
- 젖소 암소(乳用種めす C-1): 젖소 품종 암소 가격.
- 호주산 냉장 쇠고기 수입 가격:
- CIF 가격(수입 가격): 호주산 쇠고기가 일본에 도착할 때의 가격.
- 현지 가격(현지 시장 가격): 일본 내에서 판매되는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
2. 주요 데이터 및 변화
1) 일본산 쇠고기 도매 가격
- 와규 A-4:
- 일본산 고급 와규 품종으로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
- 1990년대 초반 약 2,500엔/kg에서 점차 하락하여 2000년대 초반 약 2,000엔/kg로 안정.
- 교잡종 B-3:
- 와규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와규보다 약간 낮은 가격.
- 젖소 품종 (B-2, C-1):
- 도매 가격이 가장 낮은 품종.
- 1990년대 후반 약 1,000엔/kg 수준으로 하락 후 안정화.
2) 호주산 냉장 쇠고기
- CIF 가격:
- 1990년대 약 2~3 US$/kg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
- 2000년대 후반 약 4 US$/kg로 소폭 상승.
- 현지 가격:
- 일본 내 판매가가 CIF 가격보다 약간 높게 유지.
- 2000년대 초반부터 점진적으로 상승.
3. 해석
- 일본산 와규의 높은 가격:
- 일본 내에서 생산되는 와규는 품질과 브랜드 가치로 인해 높은 가격을 유지.
- 교잡종과 젖소 품종은 비교적 낮은 가격대로, 와규 대비 가성비 있는 선택지.
-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 경쟁력:
- 수입 가격이 일본산 쇠고기보다 현저히 낮아 경제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음.
- 특히 젖소 품종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됨.
- 2000년대 후반 가격 상승:
-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이 점차 상승하며, 일본 내 판매가도 동반 상승.
- 이는 수요 증가와 환율 변동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큼.
4. 시사점
- 소비자 선택:
- 일본 소비자들은 고급 와규를 선호하지만, 경제적인 선택을 위해 호주산 쇠고기를 구매하는 경향도 있음.
- 시장 경쟁:
- 호주산 쇠고기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
- 수입 안정성:
- 호주산 쇠고기는 일본 쇠고기 시장에서 가격 안정성과 품질을 보장하며, 지속적으로 수입량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음.

그래프는 일본 국민의 1인당 연간 쇠고기 소비량 변화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자료입니다. 아래에서 더욱 자세하게 항목별로 내용을 분석하고 해석하겠습니다.
1. 그래프의 구조와 범주
소비 범주
- 가정용 소비(검은색 막대):
- 각 가정에서 직접 구매하여 요리하고 소비하는 쇠고기.
- 예: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쇠고기.
- 가공용 소비(회색 막대):
- 소시지, 햄, 미트볼,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쇠고기.
- 주로 식품 가공 산업에서 소비.
- 외식용 소비(줄무늬 영역):
-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도시락, 배달음식 등 외식 업계에서 사용되는 쇠고기.
- 소비자들이 직접 요리하지 않고 외식에서 섭취.
단위
- 세로축 (kg/년):
- 1인당 쇠고기 소비량.
- 가로축 (연도):
- 1985년부터 2009년까지의 기간.
2. 소비 변화 상세 분석
1985~1995년: 소비량 급증
- 전체 소비량은 1985년 약 9kg/년에서 1995년 약 14kg/년까지 증가.
- 이 시기의 특징:
- 외식 산업의 성장:
- 외식용 소비량이 급증하며 전체 소비량 증가를 견인.
- 일본 경제 호황기(버블 경제)와 함께 외식 문화가 확산.
- 가정용 쇠고기 소비 증가:
- 가정 내 요리에서 쇠고기가 주요 단백질원으로 자리 잡음.
- 가공용 소비 증가:
- 냉동식품, 즉석요리 등의 인기가 높아지며 가공용 쇠고기 소비가 증가.
1995~2001년: 소비량 감소
- 1995년 이후 쇠고기 소비량이 감소세로 전환되어, 2001년에는 약 7kg/년 수준으로 감소.
- 주요 요인:
- BSE(광우병) 사건의 영향:
- 2001년 일본에서 최초로 BSE 사례가 보고됨.
- 소비자 신뢰가 크게 하락하며 쇠고기 소비 감소.
- 특히 외식용 쇠고기 소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음.
- 경제적 불확실성:
- 1990년대 후반 일본의 경제 침체로 외식 소비 감소.
- 대체 단백질원으로의 전환:
- 소비자들이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체 단백질원을 선호.
2001~2009년: 안정화
- 2001년 이후 쇠고기 소비량은 약 7~9kg/년 수준에서 안정화.
- 세부적인 소비 경향:
- 가정용 소비 회복:
-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쇠고기 소비를 늘림.
- 이는 안전성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경향 때문.
- 외식용 및 가공용 소비의 정체:
- 외식 소비는 BSE 사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함.
- 가공용 쇠고기 소비 또한 정체 상태를 유지.
- 소비 안정화 요인:
- 일본 경제의 완만한 회복.
-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및 안전성이 보장된 쇠고기를 선택하기 시작.
3. 범주별 세부 분석
가정용 소비
- 1985년: 약 3~4kg/년 수준.
- 2001년 이후: 약 4~5kg/년으로 안정.
- 소비 안정 요인:
- 가정에서의 안전한 요리 선호.
- 슈퍼마켓에서 프리미엄 쇠고기(와규 등)에 대한 수요 증가.
가공용 소비
- 1985년: 약 2kg/년.
- 1995년: 약 3~4kg/년으로 증가.
- 2001년 이후: 약 2~3kg/년으로 감소.
- 감소 원인:
- 냉동 및 즉석식품에 대한 신뢰 하락.
- 소비자들이 신선한 재료를 선호하는 경향.
외식용 소비
- 1995년: 약 7kg/년으로 최고치.
- 2001년 이후: 약 3~4kg/년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
- 감소 원인:
- BSE 사건으로 외식 소비에 대한 신뢰 상실.
- 외식비용 증가 및 경제 침체.
4. 그래프에서 드러나는 핵심 요점
- BSE 사건의 영향력:
- 외식과 가공용 쇠고기 소비에 가장 큰 타격을 줌.
- 가정용 소비의 중요성 증가:
- 전체 쇠고기 소비 감소를 어느 정도 완화.
- 소비 안정화:
- 2001년 이후 안정적인 소비량 유지(약 7~9kg/년).
5. 의미와 시사점
- 소비자의 신뢰 회복 필요성:
- 식품 안전성과 품질 보증이 소비 회복의 핵심.
- 일본 소비자들은 BSE 사건 이후 품질과 안전성을 가장 중시.
- 가정용 소비 시장의 성장:
- 가정 내 요리에서의 쇠고기 소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성장 가능성이 있음.
- 외식 시장 전략:
- 외식업계는 프리미엄 쇠고기와 안전성을 강조해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음.
- 가공식품 산업 개선 필요:
- 쇠고기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은 소비자들에게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할 필요.
또한 미국 패커는 냉동 쇠고기의 대량 조달을 통해 외식 소비를 급속히 확대했다.
일본의 쇠고기 소비에서 외식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7년 32%에서 2000년 54%, 2009년 61%로 급증했는데(그림 4), 이 증가는 주로 패스트푸드나 패밀리 레스토랑, 소고기 덮밥이나 불고기 체인점 등 냉동 쇠고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외식업체들의 성장에 기인한다.
소고기 덮밥이나 불고기 체인점 등 냉동 쇠고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외식기업의 성장에 기인한다.
이들 업체들은 미국 패커로부터 특정 부위를 부위별 거래로 대량 조달함으로써 가격 인하를 실현하고 매출을 늘렸다.
예를 들어, 소고기 덮밥 대기업인 요시노야(牛丼大手の𠮷野家)는 미국 2위의 패커였던 IBP사로부터バラ肉의 일부 부위를 매장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부위로 대량으로 납품받았다(Suzuki 1993).
반면, 가정 소비의 비율은 2009년 34%로 수입자유화 이전보다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일본기업이 호주에서 생산한 냉장 곡물비육 쇠고기는 주로 가정 소비를 타깃으로 하고 있어 시장 축소에 직면하고 있다.
외식 소비용으로 전환하는 것도 부품 거래가 가능한 미국 패커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쇠고기 가격 하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일본의 젖소 비육 부문에서는 비용 절감과 품질 개선이 철저하게 추구되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축산 통계에 따르면, 이 부문의 평균 사육두수는 1988년 38두에서 1995년 90두, 2008년 143두로 급속히 규모가 확대되어 큰 폭의 비용절감이 이루어졌다13).
이 기간 동안 경영체 수는 27,500호에서 7,470호로 급감했지만, 그 이상의 급속한 규모 확대로 전체 사육두수는 유지되었다.
동시에 젖소 비육 부문에서는 홀스타인과 와규와의 교잡종 전환을 통해 품질이 개선되었다.
교잡종은 와규와 젖소의 중간 정도의 육질을 실현하여 젖소보다 50% 정도 비싸게 평가되고 있다(그림 3).
교잡종의 사육두수는 자유화가 결정된 1980년대 후반부터 증가하여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91년에는 18.6만두로 전체 젖소 사육두수의 17%였으나 2009년에는 62.2만두로 60%를 차지하게 되었다.
축소 추세인 가정 소비에 있어 국내산으로 아직 젖소보다 품질이 좋은 교잡종이 대량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면서 호주산 냉장 곡물 비육우육의 판로는 더욱 좁아졌다.
또한, 1996년 일본에서의 O157, 2001년 BSE 발생, 2003년 미국에서의 BSE 발생은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켜 수입 쇠고기의 수요를 감소시켰다.
그 중에서도 냉장 곡물비육 쇠고기는 산지가 강하게 인식되는 매장 판매를 중심으로 판매 부진이 심각했다14).
또한, 일본 기업이 주로 취급하던 중장기 곡물비육 쇠고기는 2002년 식육 둔갑 사건을 계기로 한 식품표시 관련 규제 강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에는 소매점 매장에서 수입 소가 국산 소로 판매되었고, 이러한 수요에 호주산 중장기 비육 소고기, 즉 개발 수입된 소고기가 대응한 측면이 있었다고 한다(가쿠오카 2002; 미즈타니・키타야・기타야마 2005).
정확한 표시가 철저해짐과 동시에 중장기 비육의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없게 된 것이다15).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된 2003년 이후 호주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했지만, 미국산 쇠고기를 대체하여 확대된 수요도 일본 기업이 타깃으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은 미국산 저가 냉동 쇠고기를 대체하는 수요로, 주로 외식 체인을 위한 특정 부위 대량 거래에 의해 수입된 것이다16).
냉장 쇠고기 수입도 증가하였으나, 대부분 목초 비육 또는 단기 곡물 비육 쇠고기에 대한 수요가 많았으며, 이들 부위 거래에 대한 수요도 있었다.
(2) 호주 국내 및 제3국 시장의 변화
수입자유화 초기 일본에 국한되었던 냉장 곡물비육 쇠고기의 수요는 1990년대 후반 이후 호주 국내 및 아시아 국가로 확대되었다.
먼저 호주에서는 사료공장에서 생산된 곡물비육우 중 자국 내 판매 비율이 1993년 20%에서 2000년 42%로 증가하였다(MLA Feedlot Survey).
이는 일본계 사료공장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일본 시장의 침체에 따라 잉여 곡물비육 소고기를 호주 국내로 보낸 것이 계기가 되었으나, 이러한 상황이 만성화되면서 점차 호주 도시부를 중심으로 기호 변화에 따라 곡물비육 소고기에 대한 수요가 정착되어 갔다.
그러나 호주 국내에서 증가한 곡물비육우 수요는 100일 전후의 단기 비육우에 대한 수요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곡물비육 쇠고기의 정의에 포함되지 않는 GFYG(Grain Fed Eating)라고 불리는 비육기간 70일 전후의 쇠고기 수요도 크게 확대되었다.
단기간이라도 곡물 비육을 하면 육질이 균질화되고 수율도 크게 향상된다.
이는 양과 질을 중시하는 호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의 요구에 부합하여 2000년대에는 슈퍼마켓 매장의 상품 대부분이 GFYG 소고기가 되었다(Yasui & Wada 2005).
또한 호주에서 수출되는 냉장 쇠고기는 1995년 일본향이 95%를 차지하던 것이 2008년에는 65%로 감소하고, 대신 한국향이 1%에서 12%, 미국향이 8%에서 12%로 증가하였으며, 물량은 적지만 대만, 홍콩, 싱가포르, 러시아로의 수출도 증가하였다(MLA Statistical Review).
대만, 홍콩, 싱가포르, 러시아 등으로의 수출도 증가하였다(MLA Statistic Review).
이러한 제3국 수출 증가는 2001년 한국의 쇠고기 수입 자유화, 각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쇠고기 소비 확대17) , 국내 냉장 유통망 정비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직접적인 동인은 호주 기업의 냉장 쇠고기 판로 다변화에 있었다.
일본향 곡물 비육우 냉장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이들 기업은 호주 국내뿐만 아니라 한국 및 신흥국에도 판로를 모색하였다.
특히 2003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중단되고 미국을 대신하여 냉장 부품 거래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 이후, 호주 기업은 전체 수입의 6.5%를 차지한다.
호주 기업은 예를 들어 전체 부위의 60%는 일본 국내로, 일본에서 고가 판매가 어려운 부위는 한국으로, 나머지는 미국, 호주 국내로 보내는 형태로 부위별 세계 판매를 강화해 나갔다(식육통신 2008년 5월 20일자).
그러나 이러한 제3국의 수요 증가도 단기 비육 소고기나 GFYG가 중심이었고, 일본 기업이 취급한 중장기 비육 소고기는 시장이 제한적이었다.
예를 들어, 일본 국내에서 수요가 적은 허벅지살을 호주 내에서 판매해도 곡물 비육과 목초 비육으로 시장 평가는 달라지지 않는다.
또한, 중장기 비육우 부위를 제3국에 판매해도 단기 비육과 같은 가격으로만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체 사료공장을 보유한 일본 기업들도 부품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판매가 용이한 단기 비육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기업에 의한 쇠고기 개발 수입은 일본이 중장기 비육 쇠고기의 유일한 시장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중장기 비육우 시장은 크게 축소된 반면, 단기 비육우를 둘러싸고 일본뿐만 아니라 호주, 아시아를 포함한 시장이 형성되어 각 시장에 부품 거래를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로 경쟁의 축이 이동했다.
이러한 경쟁에서는 후술하는 세계적인 판매망을 가진 다국적 거대 패커 산하 호주 기업이 특히 유리하게 되었다.
2. 생산 조건의 변화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 배경에는 호주의 사료곡물 가격과 임금 수준이 일본은 물론 미국에 비해 월등히 낮아 저비용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이러한 조건은 크게 훼손되었다.
사료가격은 보리 가격을 예로 들면, 1987년 kg당 106달러였던 것이 1996년 227달러, 2003년 304달러, 2006년 349달러로 각각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ABARE Commodity Statistics).
호주에서는 1995년, 2003년, 2007년 100년에 한 번씩이나 찾아온다는 대가뭄을 연이어 겪으면서 사료곡물 생산량이 평년의 2분의 1로 떨어졌다.
반면, 호주에서는 일본 기업, 나아가 호주 기업의 사료공장 설립 및 확장에 따라 그 수용두수는 1991년 25만 마리에서 1999년 90만 마리, 2008년에는 119만 마리로 증가(MLA Feedlot Survey)하여 사료곡물의 수요는 증가하였다.
호주에서는 사료곡물 생산량이 미국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가뭄 시 곡물가격이 매우 불안정하게 형성되었다.
일반적으로 사료비는 곡물 비육우 생산비의 약 30%를 차지하며, 비육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비중은 커진다. 사료 가격의 급등은 특히 중장기 곡물 비육을 하는 일본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임금과 상품가격 측면에서도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호주달러 강세가 일-호주 간 차이를 사라지게 했다.
1990년대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과 달리 호주는 1992년 이후 연평균 3.5%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990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9년 소비자물가지수는 일본의 107에 비해 호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60으로 나타났다.
환율에 관해서는 1990년에는 1 호주달러=100엔을 초과하는 호주달러 강세 수준이었으나, 이후 2000년에는 64엔까지 호주달러 약세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호주달러 강세가 진행되어 2007년에는 다시 100엔을 넘어섰다.
그 결과, 현재 임금 수준은 일본과 호주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파트타임 임금에서는 호주가 일본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또한, 호주산 냉장 쇠고기의 실질가격도 위의 물가지수 및 환율을 기준으로 일본 엔화로는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1.8배 상승한 반면, 호주 달러로 환산하면 7.3달러에서 6.9달러로 오히려 하락했다(그림 3).
1990년 전후, 호주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일본 기업이 호주에 진출한 것은 곡물 비육우의 호주 생산비와 일본 내 판매가격의 차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개발 수입의 이윤폭이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호주달러 강세는 수익에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
호주에서 생산비가 치솟아도 더 낮은 비용으로 소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제3국이 환태평양 지역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호주 내에서 설비를 보강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고, 후술할 기업 간 자본 확충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었다.
3. 일-호주 기업 간 역량 차이의 변화
일본 기업이 호주에 쇠고기 개발 수입을 시작한 요인으로 일본과 호주의 기업 간 능력 차이가 있었다.
자본설비 측면에서 호주는 사료공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패커의 설비 현대화도 뒤쳐져 있었다.
생산 기술 측면에서는 일본에는 고유한 곡물 비육 기술이 존재하고, 판매력 측면에서도 일본 시장에 쇠고기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판매망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후 이러한 능력 차이가 축소되거나 경쟁 조건이 변화하여 능력 차이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기도 했다.
(1) 자본 장비
호주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미국의 거대 패커에 의한 기존 기업의 인수가 활발해지면서 생산설비의 현대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다(표 1).
미국 패커에 의한 인수의 목적은 후술하는 쇠고기의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의 강화에 있었다.
호주 최대의 AMH는 1992년 미국 최대 패커였던 코나그라사의 자본 참여를 받아 1996년 코나그라사의 100% 자회사가 되었다.
AMH는 같은 해 3개 공장을 폐쇄하고 기존 공장에 투자를 집중하여 생산량 및 생산성 측면에서 타사를 크게 앞질렀으며, 도축장에 호주 최대 규모인 9만두 규모의 사료공장을 병설하였다.
또한 미국 3위 업체인 카길은 1991년과 1997년에 호주의 도축장을 인수하였다.
이 회사는 이들 생산능력을 대폭 강화하여 AMH에 이어 공장당 처리 중량을 두 번째로 많이 처리하고 있다.
이에 반해 토종기업인 티즈 브로스사는 2000년대에 다수의 공장 인수를 통해 급팽창하여 2007년 현재 호주 2위 규모로 성장하였으나, 2011년 카길과의 합병이 발표되었다(축산일보 2011년 5월 13일자).
한편, 세계 거대 육류 포장업체에서는 국제적인 통합과 재편이 계속되고 있다. AMH의 모기업이었던 코나그라는 2002년 미국 스위프트사에 육류사업을 양도하였고, 스위프트사는 2007년 세계 최대의 육류자본인 브라질 JBS사의 산하에 편입되었다.
현재 호주에서는 이러한 다국적 거대 패커 산하 호주 기업이 호주 쇠고기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18).
이러한 호주 기업들의 규모 확대에 대응하여 일본의 대형 육가공업체들도 생산설비의 증강을 꾀하였다.
그 중에서도 일본햄은 1997년 퀸즈랜드주 도축장의 1일 처리 능력을 540두에서 1,000두로 끌어올려 AMH나 카길에 못지않은 생산성을 실현했다.
다만, 규모 확대에 따라 일본 시장이 필요로 하지 않는 소에 대해서도 대량으로 도축하게 되었고, 후술하는 호주 국내 및 제3국 시장으로의 판매력이 중요하게 되었다.
Year
|
Rank
|
Company
|
Processing Volume (Tons)
|
Per Plant Processing Volume (Tons)
|
1990
|
1st
|
AMH (Australia 50%, USA 50%)
|
224,000 (9 plants)
|
24,889
|
1990
|
2nd
|
Metro Meat (Australia)
|
140,000
|
17,500
|
1990
|
3rd
|
Gilberton Meat (Australia 60%, Vietnam 40%)
|
137,000 (6 plants)
|
22,833
|
1990
|
4th
|
Angliss (Australia)
|
130,000 (4 plants)
|
32,500
|
1990
|
5th
|
Nippon Meat (Japan Nippon Ham)
|
105,000 (4 plants)
|
26,250
|
1996
|
1st
|
AMH (USA)
|
250,000 (5 plants)
|
50,000
|
1996
|
2nd
|
Nippon Meat Packers (Japan Nippon Ham)
|
129,000 (5 plants)
|
25,800
|
1996
|
3rd
|
Metro Meat (China)
|
123,800 (5 plants)
|
24,760
|
1996
|
4th
|
QLD Asia Meat (Australia)
|
120,000 (5 plants)
|
24,000
|
1996
|
5th
|
SBA Foods (Japan Tomon)
|
110,000 (3 plants)
|
36,667
|
2007
|
1st
|
AMH (Brazil)
|
453,000 (4 plants)
|
113,250
|
2007
|
2nd
|
Teys Bros (Australia)
|
344,933 (4 plants)
|
86,233
|
2007
|
3rd
|
Nippon Meat Packers (Japan Nippon Ham)
|
164,200 (3 plants)
|
54,733
|
2007
|
4th
|
Tasman Group (Australia)
|
163,072 (4 plants)
|
40,768
|
2007
|
5th
|
Cargill (USA)
|
126,520 (2 plants)
|
76,000
|

이 표는 호주의 소고기 처리량에 따른 기업 순위를 나타낸 자료로, 1990년, 1996년, 2007년의 데이터를 비교하여 각 연도별 1위부터 5위까지의 기업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표의 주요 항목과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표 제목
호주의 소고기 처리량에 따른 기업 순위
- 원제목: 表1 豪州の牛肉処理量による企業ランキング
- 영어 제목: Ranking of meat packers in Australia by the tonnage of processed beef cattle
2. 구성 요소 설명
주요 항목
- 연도별 데이터 (1990년, 1996년, 2007년)
- 순위 (1위~5위): 각 연도별 소고기 처리량이 많은 상위 5개 기업.
- 기업명: 해당 연도 순위에 오른 기업명.
- 국적 및 자본 관계: 기업의 국적과 자본 비율을 표기.
- 처리량 (톤 단위): 기업별 총 처리량과 1공장당 평균 처리량.
- 비고: 일본 기업은 일본 계열사의 소유 여부를 명시.
3. 세부 데이터 분석
1990년
- 1위: AMH (호주 50%, 미국 50%)
- 총 처리량: 224,000톤 (9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24,889톤
- 2위: 메트로미트 (호주)
- 총 처리량: 140,000톤 (8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17,500톤
- 3위: 길번턴 (호주 60%, 이트마 40%)
- 총 처리량: 137,000톤 (6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22,833톤
- 4위: 앵글러스 (호주)
- 총 처리량: 130,000톤 (4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32,500톤
- 5위: 닛뽄미트 (일본햄)
- 총 처리량: 105,000톤 (4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26,250톤
1996년
- 1위: AMH (미국)
- 총 처리량: 250,000톤 (5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50,000톤
- 2위: 닛뽄미트 (일본햄)
- 총 처리량: 129,000톤 (5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25,800톤
- 3위: 메트로미트 (중국)
- 총 처리량: 123,800톤 (5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24,760톤
- 4위: Qld 아시아 (호주)
- 총 처리량: 120,000톤 (5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24,000톤
- 5위: SBA푸드 (호주, 일본 자본)
- 총 처리량: 110,000톤 (3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36,667톤
2007년
- 1위: AMH (브라질)
- 총 처리량: 453,000톤 (4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113,250톤
- 2위: 티즈-프로스 (호주)
- 총 처리량: 344,933톤 (6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57,489톤
- 3위: 닛뽄미트 (일본햄)
- 총 처리량: 164,200톤 (3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54,733톤
- 4위: 타스맨 (호주)
- 총 처리량: 163,072톤 (4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40,768톤
- 5위: 카길 (미국)
- 총 처리량: 152,000톤 (2개 공장)
- 공장당 처리량: 76,000톤
4. 주요 특징
- 기업 구조의 변화
- AMH는 1990년에는 호주-미국 합작이었으나, 2007년에는 브라질 자본으로 바뀜.
- 일본 자본의 닛뽄미트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
- 처리량 증가
- 1990년에 비해 2007년에는 전반적으로 처리량이 대폭 증가했으며, 공장당 처리량 역시 향상됨.
- 국제 자본의 확대
- 글로벌 기업들이 호주의 소고기 산업에 더 많이 진출하고 있으며, 자본의 국적이 다양화됨.
- AMH의 지배적 위치
- 3개 연도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소고기 처리 시장에서의 우위를 입증.
5. 비고
- 일본 자본 관계는 주로 일본 기업이 소유한 계열사를 통해 나타난 것으로 보임.
- 데이터 출처는 MLA(호주 축산 공사)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되었다고 명시.
(2) 생산 기술
호주의 육우에 곡물 비육을 실시하여 젖소와 동등한 육질을 실현하는 중장기 비육 기술은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존재하지 않아 일본 기업 진출의 동기가 되었다.
다만, 이러한 생산 기술은 호주에 충분히 뿌리내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일본에서 축적된 곡물 비육 기술은 1,000두 정도를 상한으로 하는 것으로, 호주에서 수만두 규모의 효율적인 관리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마루베니는 당초 일본의 비육 기술을 재현하기 위해 대형 축사 내에서 장기 비육을 실시했으나, 효율적인 사료 공급이 어려워 야외 사육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장기 비육용 사료 배합, 사료 설계 등 사료 설계에는 일본의 노하우가 활용되었지만, 고도로 자동화된 급이 시스템이나 울타리 배치 등 사료lot 경영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미국 컨설턴트를 통해 도입된 미국산 기술이 적용되었다.
또한, 기술 측면에서의 추격도 진행되었다.
호주에서는 토착 기업이 미국의 축산 컨설턴트를 통해 기본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일본계 사료회사로부터 인재를 영입하는 등 곡물 비육에 관한 노하우를 흡수해 나갔다.
또한 미국 패커의 기업 인수와 사료공장 설립을 통해서도 미국의 기술이 이전되었다.
적어도 100일 미만의 단기 비육에서는 2000년경에는 일본 기업의 생산 기술 측면의 우위는 거의 상실되었다.
또한 2000년대 일본 시장에서 호주산 중장기 비육우에 대한 수요 침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 기업의 강점인 중장기 비육이라는 생산 기술 자체가 일본 시장 판매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이다.
3) 영업력
수입자유화 초기 호주 국내에는 곡물비육 소고기의 소비가 거의 없어 호주에서의 생산은 일본에서 전량 매입, 즉 풀세트로 수입하는 것이 전제되었다.
특히 냉장 쇠고기는 2개월 반밖에 품질이 유지되지 않아 이 기간 동안 수요가 적은 부위(비수요 부위)도 국내에서 팔아치워야 하기 때문에 일본 시장에서의 판매력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중소 도매 및 소매점, 상사 대부분이 불량 재고를 안고 있어 수익이 크게 악화된 반면, 일본 전역에 냉장 유통망을 구축한 대형 식육업체는 비수요 부위도 남김없이 판매하여 이익을 확보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 1993년 4월 1일자 석간).
그러나 1990년대 후반, 특히 2000년대 이후의 시장 변화에 따라 호주에서의 쇠고기 생산에는 호주 국내 및 제3국을 포함한 단기 비육 쇠고기 판매망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러한 판매력에서는 호주 내 독자적인 판로를 가지고 있던 토종기업과 더불어 세계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다국적 거대 패커 산하 호주기업이 일본기업에 비해 특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호주 카길사는 부위별로 절단하여 전 세계 영업소에 오퍼를 내고 높은 가격을 제시한 지역에 해당 부위를 수출하는 등 부품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AMH의 모회사인 JBS는 전 세계 소고기의 30%를 가공하여 국제 가격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거대 패커 산하의 호주 기업들은 판매망뿐만 아니라 시설 설비와 단기 비육 기술에서도 일본 기업을 능가하고 있다.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호주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이들 호주 기업으로부터 곡물 비육 소고기를 구입하는 것이 저비용, 저리스크가 된 것이다.
일본의 대형 상사들은 1990년대부터 자사 호주 생산 거점을 정리하고 호주 기업과의 상대적 거래를 강화하였다19).
이미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일본햄과 이토햄은 2000년대 후반에도 자체 생산의 지속을 모색하였으나, 이토햄은 2010년에 철수하였고, 일본햄도 자체 생산의 이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20).
IV 매듭 대신에
본 연구에서는 쇠고기 조달을 둘러싼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과 철수 과정을 그 배경이 된 시장 조건, 생산 조건, 그리고 일-호주 기업 간 능력 차이의 구체적 변화에 주목하여 분석하였다.
일본 기업의 호주 진출의 근거는 일본과 호주 간에 큰 내외 가격차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에는 일본 시장이 고유하게 필요로 하는 품질의 쇠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기술과 자본설비, 판로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의 국내외 가격 차이와 고유성이 줄어들면서 특별한 생산기술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호주 기업들은 일본 기업을 능가하는 자금력과 판로를 갖추게 되었다. 많은 일본 기업들은 해외 생산을 지속할 명분을 잃게 되었고, 호주 기업과의 상대적 거래를 통해 쇠고기를 조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식량 조달 방식의 변화에는 제품주기 이론이 가정하는 기술 표준화에 따른 생산 확대와 이에 따른 시장 포화 및 경쟁 격화라는 일반적인 경로가 포함된다.
그러나 한-호주 쇠고기 무역을 둘러싼 20년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이 변화는 일본의 식량 소비 구조 변화, 일본 쇠고기 생산자의 대응, 다국적 거대 패커의 세계 진출, 해외 곡물 비육 쇠고기 시장의 확대 등 서로 연관되어 진행된 변화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쇠고기 조달 방식은 세계 쇠고기 무역과 같은 상위 시스템과 일본 고유의 쇠고기 시장 및 기업-생산자의 존재와 같은 역사적 제반 조건에 의해 규정되면서 변화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의 경로는 개별 농업 부문이나 진출 지역마다 다르며, 일본의 제반 여건을 반영한 메커니즘을 포함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본고에서 밝혀진 호주산 쇠고기 조달방식의 변화를 시간축에 따라 정리한 후, 일본의 개발수입 활동에 내재된 동학에 대해 조금 더 고찰해 보고자 한다.
1. 쇠고기 조달방식의 동태적 과정
일본 기업에 의한 호주에서의 쇠고기 생산이 본격화된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의 시기는 다수의 일본 기업이 진출한 후, 수입 증가를 계기로 기업 수익이 단기간에 악화되어 판로와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이 도태되는 등 격렬한 변화를 보였다.
일본의 쇠고기 시장에서는 개발 수입이 품질면에서 타깃으로 삼았던 젖소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입 쇠고기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반면, 호주에서는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곡물 수요 증가로 현지 생산비용이 상승하였다.
개발 수입의 이익률은 크게 줄어들었고, 이를 보완할 만큼의 소비량 확대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수익 악화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철수했지만, 판로와 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은 호주에 남아 생산기반을 강화하면서 일본 기업 주도의 거래 형태는 유지되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변화하는 국내외 쇠고기 시장을 둘러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호주 기업과의 경쟁은 호주에 잔류한 일본 기업의 대응에 큰 제약을 주게 되었다.
이 시기 일본 시장에서는 쇠고기의 가정 소비를 대신하여 외식 소비가 확대되었고, 호주 국내에서는 단기 비육 쇠고기의 수요가 확대되었다.
일본 외식 소비에는 특정 부위의 대량 공급이 가능한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 시장에는 단기 비육 기술을 습득하고 그 판로를 가진 호주 기업이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에 일본 기업은 이러한 성장 시장에 충분히 진입하지 못했다.
일본 기업들은 기존과 같이 성숙기에 접어든 일본 가정 소비를 타깃으로 삼고, 생산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대응책이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 내 수요 감소와 다국적 거대 패커 산하 호주 기업의 부상으로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생산에서 철수하고 호주 기업과의 상대적 거래로 전환하였다.
이 시기 일본에서는 BSE 발생과 이후 강화된 육류 표시 규제로 인해 가정 소비용 호주산 중장기 비육우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의 대체 수요로 외식시장용 호주산 단기 비육우 부위 거래 수요가 급증한 데다, 호주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단기 비육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 시장에 단기 비육우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시장에 단기 비육우를 부품 거래를 통해 효율적으로 소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다국적 거대 패커가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중장기 비육 소고기 생산에 오래 종사하고 일본으로의 판로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일본 기업은 호주 현지 생산의 합리성을 찾지 못하게 되었다.
2. 개발수입의 거래형태 변동을 규정하는 요소들
위와 같은 변동에서 일본의 개발도상국 수입을 관통하는 동학은 무엇이며, 쇠고기라는 상품과 호주라는 진출지 조건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 것일까?
먼저, 개발수입의 시작과 함께 진출 기업의 이익률이 단기간에 축소된 동태는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식품 소비 전반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가정 소비를 타깃으로 개발수입이 이루어진 다른 상품에도 폭넓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개발수입은 해외 생산에 직접 관여하여 국산품에 가까운 맛과 외관을 확립하고, 해당 상품을 일본 시장에 국산품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을 당초의 동기로 삼고 있다.
그러나 개발수입에 의한 수입품의 증가는 목표였던 국산품의 가격 자체를 크게 낮추고, 이에 연동하여 수입품의 가격도 급락하게 된다.
일본 시장에서는 1990년대부터 식품 안전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국산품의 가격을 수입품이 능가하는 것은 어렵다.
동시에 국산품도 맛과 안전성을 강조하여 해외산과 경쟁해 나간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은 식료품의 일반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개발 수입된 상품은 국산품과의 경쟁에서 가격이 크게 하락할 뿐만 아니라, 가격 하락을 상쇄할 만큼의 수요 증가를 실현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개발도상국 수입 농산물의 가격 하락과 국내 수요 침체는 품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개발도상국 수입의 진전에 따른 불가피한 경로라고 할 수 있다.
개발수입의 진전에 따른 이익률의 축소는 다수의 진출기업의 철수를 초래하는 동시에 잔존기업에게는 이익률 확보를 위한 대응을 촉구한다.
잔존 기업의 대응은 상품 시장과 생산요소 시장을 더욱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일본 기업과 현지 기업과의 경쟁조건도 변화하여 거래형태의 변동이 유발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경로는 해당 품목의 시장 특성, 생산의 기술적 성격, 산업조직의 형태 등 제반 조건에 강하게 규정되어 있으며, 품목과 진출 대상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를 체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각 조건에 주목하여 수많은 사례를 유형화할 필요가 있지만, 여기서는 그러한 작업의 전 단계로 본 사례를 바탕으로 거래형태의 동태를 규정하는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해당 품목을 둘러싼 외식 소비 및 해외 소비의 확대와 그 내용이 거래형태의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가 사례로 삼은 곡물비육 소고기 시장에서는 개발수입이 당초 목표로 삼았던 일본의 가정 소비 외에 일본의 외식산업 및 진출국-제3국에서의 소고기 소비가 확대되었다.
최근 일본의 외식 소비는 저가화가 진행되고 있어, 산지를 가리지 않는 개발 수입 농산물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있다.
또한, 일식 붐과 각국의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일본 고유의 식품이 해외에서도 소비되고 있다.
다만, 냉동채소와 같이 일본 외식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상품이 있는 반면, 일부 수산물과 같이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의 확산이 두드러진 상품이 있는 것처럼 시장 변화에는 품목별로 현저한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가 거래 형태 변화의 경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해외 수요가 확대되면 현지에 판로를 가진 현지 기업에, 일본 외식 수요가 확대되면 일본 국내에 판로를 가진 일본 기업에 판매상 유리한 조건이 발생한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해당 품목의 소비 경험이 적고 품질에 대한 집착도 적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외관이나 맛에 대한 평가가 낮은 저급품이 수요 증가의 중심이 되기 쉽다.
일본의 외식산업에서도 외관이나 식감이 높은 수준으로 추구되기보다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의 안정적 공급이 중요해지기 쉽다.
그 결과, 성격이 다른 새로운 시장이 생기거나 저급품을 둘러싼 더 큰 시장이 형성되기도 하며, 이러한 시장에 생산-판매에 적합한 기업이 유리하게 된다.
쇠고기의 경우, 일본 내외에서 저급 곡물 비육 쇠고기를 둘러싼 시장이 확대되었고, 이러한 시장 변화는 대량 생산과 판로에 우위를 점하고 있던 호주 기업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
둘째, 해당 상품의 생산을 둘러싼 기술적 성격도 거래형태의 변동을 규정한다. 개발수입에서는 그 시작과 함께 일본 고유의 생산기술이 표준화되어 진출 기업에게는 토지, 노동력,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를 얼마나 저렴하고 쉽게 조달할 수 있는지가 엄격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생산요소 중 일반적으로 토지나 노동력은 현지 기업이 일본 기업보다 접근하기 쉽다.
한편, 자본에 대해서는 진출지가 선진국의 경우에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일본 기업이 자금 조달에 유리할 것이다.
따라서 자본집약도가 낮은 품목에서는 초기 일본기업 주도의 거래 형태가 사라지기 쉬우며, 자본집약도가 높은 품목에서는 진출국의 경제수준과 현지 기업의 자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쇠고기 부문은 도축장, 사료공장과 같은 거대한 시설을 필요로 하는 매우 자본집약적인 성격이 강한 농업 부문인 데다, 일본 기업의 진출 대상국은 호주라는 선진국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일본 기업보다 자본력을 갖춘 다국적 거대 패커가 호주 기업에 투자를 계속하면서 당초의 거래 형태는 유지되지 못했다.
또한, 생산의 기술적 성격은 앞서 언급한 시장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외식산업에 공급하기 위해 가공시설이 필요하거나, 동일 규격의 상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거대한 설비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본 사례에서도 단기 곡물 비육 소고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더 큰 자본 장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셋째, 진출지나 제3국에 잠재적으로 일본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유력기업이 존재하였는지 여부와 같은 역사적 조건과 이들 기업 간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진출지의 투자환경과 같은 지역적 조건도 거래형태의 변동 경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쇠고기의 다국적 거대 패커와 같이 진출지나 제3국에 유력 기업이 존재하고, 호주와 같이 외국 자본에 대한 투자 환경이 정비되어 있다면, 기술이나 자본 측면에서 캐치업이 빠르게 진행되어 일본 기업의 우위는 단기간에 상실되기 쉽다.
반면, 이러한 유력한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기술이나 자본을 수용할 주체가 제한되어 일본 기업 주도의 거래 형태가 유지되기 쉽다.
참치나 새우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넓고 자본집약적인 산업이며, 선진국에도 일본 기업이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도 쇠고기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 수산물 수입에 대해서는 일본 기업이 생산 단계까지 여전히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현지 기업이 일본의 소매・유통 주체와 직접 거래하는 비율은 적다(이와사 2004: 206-210).
쇠고기와 유사한 시장・생산기술의 특징을 가진 품목에서 일본기업 주도의 거래 형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역사적으로 미국 패커와 같은 거대기업이 형성되지 않고, 일본 수산회사나 상사가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쇠고기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소비되고, 생산 과정의 표준화도 상당히 진행된 상품이었다21).
물론 일본 기업이 쇠고기 개발 수입에 나선 것은 일본에는 장기 비육된 마블링이 있는 쇠고기에 대한 고유한 수요가 있고, 이를 위한 고유한 생산기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존 쇠고기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진출지나 제3국 시장에 쉽게 침투할 수 있는 한편, 해외 생산자에게 필요한 생산 기술을 획득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쇠고기 산업은 매우 자본집약적인 부문이며, 신대륙의 선진국들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토지이용형 농산물이기도 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패커의 과점화가 진행되어 이들 패커가 일본기업에 비해 판로, 기술, 자본설비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또한 호주에서는 고도의 자본 자유화가 진행되어 다국적 거대 패커의 토착 기업 인수나 자본 참여가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용이했다.
즉, 쇠고기라는 상품과 호주라는 진출지에는 매우 단기간 내에 시장과 기술이 평준화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었고, 그 결과 일본 기업 주도의 식자재 조달 방식의 쇠퇴가 가장 급격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 일본의 해외로부터의 식재료 조달은 국내외의 수많은 기업, 생산자, 소비자가 참여하면서 다원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른 지역이나 품목에 있어서도 기업과 시장, 기술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쌓아가는 것이 일본의 식재료 조달이 겪고 있는 변동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본 연구의 사례는 시사하고 있다. 향후 과제로 삼고 싶다.
본 논문의 조사 중 일부는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의 재외연구원으로 시드니대학교에 체류하는 동안에 실시하였다.
해외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킨키추가시코쿠 농업연구센터 기획관리부 업무추진실(당시)의 상사 및 동료들, 체류기간 동안 여러 가지 편의와 조언을 주신 시드니대학교의 프리차드 교수님 및 지리학 교실 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농축산업진흥기구 시드니 사무소 여러분, 호주의 쇠고기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 시마네대학의 카와쿠보 아츠시 선생님께는 조사 및 자료 수집에 많은 협조를 받았습니다.
또한, 추가 조사에 있어서는 2011년~2013년 과학연구비 보조금(기초연구(B)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제3차 푸드 레짐을 둘러싼 지리적 연구』과제번호: 23320186 연구대표자 아라키 카츠시)을 사용하였다. 본 논문의 골격은 경제지리학회 대회 라운드테이블(2010년 5월)에서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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