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종축업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1. 돼지 품종 발전의 역사적 맥락
야생멧돼지는 약 400만 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기원하였고, 이후 유라시아 대륙 전역으로 점차 퍼져 나갔다. 대략 기원전 7000년경 중국의 황허(黄河) 유역에서 야생멧돼지가 길들여지기 시작했으며, 기원전 6000년경에는 유럽 남동부에서 야생멧돼지의 가축화가 시작되어 북쪽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1493년 콜럼버스는 돼지 8마리를 데리고 쿠바에 도착하였고, 이로써 돼지는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발을 디뎠다. 1539년 ‘미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르난도 데소토(Hernando De Soto)는 돼지 13마리를 이끌고 미국 땅을 밟았다. 이후 돼지는 1600년에 신(新)멕시코 지역에 전해졌고, 17세기 말에는 동부 해안과 북서부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1) 해외 돼지의 육종 과정
해외에서는 돼지 육종이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 외형(형태) 선발 단계
– 18세기 이전에는 별도의 육종 목표나 기록 없이, 사회가 선호하는 외모와 생존력, 가정용 육류 공급 능력에 중점을 두고 기르는 수준이었다. - 지방형(비계형) 돼지 육성 단계
– 이후 ‘비계가 풍부한 돼지’ 품종을 전문적으로 선발·육성하여, 맛과 보존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 육질형(저지방·고단백) 돼지 육성 단계
– 20세기에 들어 고단백·저지방을 강조하는 육질형 품종 육성이 본격화되었다.
이와 같이 해외에서는 외모 중심의 전통적 사육에서 출발하여, 비계형을 거쳐 현대의 육질형으로 발전해 왔다.
18세기 들어 영국을 대표로 지방 축적 능력을 육종 목표로 삼아 선발 육종을 시작했다. 1770년부터 1860년 사이에 영국에서는 자국 토종 돼지, 중국 돼지, 시암돼지를 친조(親祖)로 삼아 조기 성숙과 빠른 비육의 장점을 겸비한 품종을 선발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백종·소백종·버크셔종의 원형이 형성되었다. 1831년, 영국의 대백종(大约克猪, 요크셔종)이 윈저 왕실 전시회(Windsor Royal Show)에서 처음 주목을 받았다.
1896년 덴마크 정부는 영국 대약크종과 북유럽의 만생 기르기즈종을 교배하여 F₁ 잡종 돼지의 도체를 생산해 영국의 염장육 제조에 공급했으며, 이후 랑샤이종(长白猪) 신품종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첫 육종 집단을 구성했다.
1898년 덴마크에서는 12개 대백종 집단과 50개 랑샤이종 집단을 등록하고, 전국 돼지 육종 생산 위원회를 설립해 육종을 지도했다. 1907년에는 세계 최초로 돼지 후대 성적 측정소를 설치하여 돼지 후대의 생산 성적 및 외형 특성을 집중 측정·평가한 뒤 종돈 가치를 판정했다. 핵심 집단에서는 일일 증체량, 사료 전환율, 도체 품질을 모두 과학적 측정 데이터에 근거해 선발했으며, 수십 년간의 노력 끝에 덴마크 랑샤이종은 유선형의 긴 체구와 발달된 후체를 갖춘 이상적인 저지방 육질형 품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듀록종의 외모와 생산 성적 변화는 미국 돼지 육종 역사를 보여 준다. 18세기와 제1차 세계대전 시기 듀록종은 대형 지방형 돼지였으나, 20세기 20년대에 들어 한때 저지방형으로 전환을 시도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듀록종의 체형이 크고 많은 돼지기름을 생산할 수 있어 다시 지방형 품종으로 회귀했다. 1950년대에 이르러 미국 돼지고기 시장의 지방 수요가 급감하면서 비로소 진정한 육질형 돼지 육종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二)중국 돼지의 육종 과정
중국의 돼지는 약 9,000년에 걸친 가축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 환경과 사회·경제적 조건 속에서 점차 풍부하고 다채로운 지역 돼지 품종 자원이 형성되었다. 이들의 육종 과정은 주로 다음 단계로 이루어졌다.
20세기 이전, 중국 주로 토착 돼지를 자체 번식·사육하는 방식이 주류였다. 돼지 육종은 현지 환경에 대한 적응력·질병 저항성·육질의 신선함·외형이 지역 문화의 미적 기준과 소비 수요에 부합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많은 지역 특색 품종이 탄생했다. 예컨대, 추위에 강한 동북 민돼지(东北民猪), 염장 햄용으로 적합한 진화 돼지(金华猪), 분만두수가 많은 태호 돼지(太湖猪) 등이 대표적이다.
20세기 초부터 건국 이전까지, 중국 외국산 돼지 품종을 점차 도입하기 시작했다. 1900년, 독일인들이 장자커우와 칭다오 등지에 대백종(大白猪)을 처음 들여왔고, 1910년에는 신장(新疆)에 러시아 백색 돼지가 도입된 바 있다. 중화민국이 성립된 이후 역대 정부는 유럽·미국의 축·수산 우수 품종과 근대 축산·수의 기술을 도입해 민간에 보급했다. 1913년 농상부는 장자커우 모범 간목장을 제1종축시험장으로 개편하여 버크셔종 돼지를 사육, 품종 개량에 활용했다. 1933년 국민정부 산업부는 난징 소구화산에 중앙종축장을 건립해 버크셔종과 소형 요크셔종 150두, 진화종(金华猪) 500두를 사육·선발·개량한 뒤 전국 각지에 우수 종돈을 공급했다. 1932년에서 1936년 사이에는 폴란드종, 타임휴스종, 햄프셔종, 듀록종 등 10여 종의 외국산 돼지 품종이 순차적으로 도입되었다. 항일전쟁 승리 후인 1946년, 민국 정부 농림부는 유엔 잔여 구호 물자(요크셔종 88두 포함)를 활용해 개량장을 설립하고, 이를 23개 성·시에 분배하여 가축 품종 개량 사업을 전개했다.
건국 이후부터 개혁·개방 이전까지, 생활 수준이 낮고 육류 소비량이 적었던 탓에 생돼지 사육은 투박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돼지는 거친 사료를 견디고 역경에 강해야 했기 때문에 성장 속도도 느렸다. 당시 우리나라의 생돼지 생산 형태는 도입된 지방형·겸용형 품종과 토착 돼지의 이원 교배가 주류였으며, 우수 잡종 조합을 선발해 비육 돼지를 생산했다. 1972년 ‘전국 돼지 육종 과학연구 협작 그룹’이 결성된 뒤에는 ‘지방 품종 선발 강화와 신품종 육성 병행’ 방침이 제시되었고, ‘수퇘지 외래화·모돈 현지화·상품돈 교잡화’의 ‘삼화(三化)’ 전략이 추진되었다. 이 시기에는 주로 잡종군을 기반으로 육종이 이루어져 하백종(哈白猪), 상해백종(上海白猪), 북경흑종(北京黑猪), 신금종(新金猪) 등 다수의 신품종이 개발되었다.
개혁·개방 이후, 인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며 돼지고기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1976년 702.8만 톤에서 2018년 5,404만 톤). 이로 인해 전통 토착 품종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고, 동시에 사람들은 비계가 많은 돼지고기 대신 저지방·고단백의 ‘살코기형’ 돼지고기를 선호하게 되면서, 지방형 토착 돼지는 점차 시장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20세기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중국의 돼지 육종 방향은 점차 비계형·겸용형에서 저지방·고단백의 ‘살코기형’ 신품종(系) 육성으로 전환되었다. 1978년 이후, 중국은 살코기형 신품종(系) 육성과 교잡 생산을 본격화했으며, 특히 1980~1982년에는 원산지에서 장백(长白), 대백(大白), 듀록(杜洛克), 햄프셔(汉普夏)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살코기형 품종을 직접 도입하여 육종 및 교잡 생산을 가속화했다.
80~90년대 상품용 살코기형 돼지 생산 과정에서는, 중국 전역에서 교잡 조합 시험과 교배 적합도(配合力) 평가를 광범위하게 실시하여 우수 잡종 조합을 선별했다. 대표적으로 ‘제6차 5개년계획’ 기간에 듀호(杜湖), 듀절(杜浙), 듀장태(杜长太), 듀장대(杜长大) 등 여러 우수 잡종 조합이 채택되어, 중국의 살코기형 상품돈 생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20세기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중국의 돼지 육종 방향은 점차 비계형·겸용형에서 저지방·고단백의 ‘살코기형’ 신품종(系) 육성으로 전환되었다. 1978년 이후, 중국은 살코기형 신품종(系) 육성과 교잡 생산을 본격화했으며, 특히 1980~1982년에는 원산지에서 장백(长白), 대백(大白), 듀록(杜洛克), 햄프셔(汉普夏)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살코기형 품종을 직접 도입하여 육종 및 교잡 생산을 가속화했다.
80~90년대 상품용 살코기형 돼지 생산 과정에서는, 중국 전역에서 교잡 조합 시험과 교배 적합도(配合力) 평가를 광범위하게 실시하여 우수 잡종 조합을 선별했다. 대표적으로 ‘제6차 5개년계획’ 기간에 듀호(杜湖), 듀절(杜浙), 듀장태(杜长太), 듀장대(杜长大) 등 여러 우수 잡종 조합이 채택되어, 중국의 살코기형 상품돈 생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기에, 토착돼지와 살코기형 돼지를 교잡하여 삼강백돼지, 호북백돼지, 절강중백돼지 등 여러 가지 살코기형 신품종(系)을 차례로 육성했다. 이들 품종은 당시 국내 양돈 생산에 중요한 기여를 했으나, 살코기형 돼지에 대한 강한 수요와 외국산 품종의 도입 압력으로 현재는 점차 역사 무대에서 사라졌다.
20세기 90년대에는 사회생산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살코기형 돼지고기 수요가 한 단계 더 높아졌고, 이에 따라 듀록종, 랑샤이종, 대백종 등 도입 품종의 현지화 선발 육종이 본격화되었다. 이들 품종별로 육종 지원 그룹을 개설했으며, 2006년에는 이를 통합해 ‘전국 돼지 공동 육종 협작 그룹’을 결성했다. 2009년 8월에는 농업부 판공청이 《전국 생돼지 유전 개량 계획(2009–2020)》을 발행하여, 전국 차원의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생돼지 선발 육종 사업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후 규모화 양돈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돼지 육종은 다양한 시장 수요에 맞춘 전문 계통 육성과 연계 생산 체제로 전환되었다.
역사와 실천이 증명하듯, 가축 우수 품종 육성의 역사는 곧 전 세계적 유전자 교류의 역사다. 품종은 그 시대의 경제·사회·자연 조건에 부합해야 하며, 목표 지향적 육종을 통해 각 지역과 시대의 소비 수요에 맞게 돼지의 형질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2、국내외 현대 돼지 육종 발전 현황
(1)해외 발전 상황
1. 생돼지 육종 체계
- 초기 단계: 대부분 정부 주도 또는 프로젝트 명목으로 연구기관·대학·기업이 협력하여 육종 수행
- 성장 단계: 기업·협회 주도로 시장화 운용
- 주요 국제 육종 체계 세 가지
- 소규모 협업형
- 미국 National Swine Registry(NSR)
- 캐나다 Canadian Centre for Swine Improvement(CCSI)
- 국가 프로젝트 개입형
- 독일 BundesHybrid ZuchtProgramm(BHZP)
- 네덜란드·노르웨이 Topigs-Norsvin
- 프랑스 Nucleus
- 덴마크 DanBred
- 전문 육종 회사형
- 캐나다 Hypor, Genetiporc
- 미국 Newsham Choice Genetics(NCG)
- 영국 Pig International Corporation(PIC)
- 소규모 협업형
이들 대형 육종 조직·다국적 기업은
- 완비된 육종 기술 시스템을 구축하고
- 지속적 성능 측정 시행
- 신기술 R&D에 집중 투자
- 자체 연구소 설립
- 연구·생산·판매를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 모델을 갖춰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 육종 기술 발전
- 20세기 이전: 외형(체형·외모) 중심 선발
- 20세기 중반: 일부 육종 전문가가 생산 성적 데이터를 도입하여 선발
- 1950년경: 생산 성적·외형(표현형) 데이터를 이용한 단순 선발 지수 도입
- 1985년 캐나다: BLUP(최적선형불편추정) 방식 세계 최초 도입
- 선발 정확도 대폭 향상
- 등지방 두께(육질 지표), 100kg 체중 도달 일령(성장 속도), 번식 성적 등 빠르게 개선
- 2012년 이후:
- 다년간 축적된 BLUP 유전평가 데이터 기반
- 고속 분자기술(전장유전체 선택) 적용
- 선발 정확도 극대화
이처럼 해외에서는 정부·산학연 협업→기업화→전문화로 이어지는 육종 시스템과, 외형 선발→데이터 기반 선발→분자·유전체 선발로 이어지는 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적 돼지 육종 경쟁력을 구축해 왔다.
이미지 <그림 6>은 돼지 육종 기술의 발전 단계를 교통 수단에 비유해 간단히 보여 줍니다.
- 지표(표현형) 선택
– 과거 말이 끄는 마차 단계(초기 육종)
– 외형·체형·단순 생산 성적(증체량, 등지방 두께 등)을 보고 직관적으로 우수 개체를 선택 - BLUP 육종가치 추정
– 1985년경 도입된 기차 단계
– 표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 모형(BLUP)을 사용해 개체의 유전 가치를 추정
– 일령당 증체량, 사료전환율, 번식 성적 등 복합 지표를 객관적으로 평가 - 유전체(전장유전체) 육종가치
– 2001년 제안·2012년 본격 적용된 고속철 단계
– SNP 마커 등 분자유전학 기법으로 전장유전체(GWAS) 데이터를 활용
– 선발 정확도와 개체 간 유전적 우수성 구별력을 극대화
표현형 선발 → BLUP 기반 통계적 선발 → 전장유전체 정보 활용 선발로 이어지는 세 단계는
– 초창기 직관적·경험적 방식
– 통계·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방식
– 분자유전학·빅데이터 기반의 정밀 방식
로 각각 육종 효율과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현재 캐나다의 Hypor(海波尔), 영국의 PIC(皮埃西), 네덜란드·노르웨이의 Topigs‐Norsvin, 프랑스 Nucleus(NUCLUS), 덴마크 DanBred(丹育) 등 주요 육종 회사들은 이미 전장유전체 선택(Genomic Selection)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 덴마크 같은 양돈 선진국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글로벌 상업용 돼지 품종은 모두 분자육종 기술을 통해 선발·육성될 것이다.
인류 사회가 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생돼지 육종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핵심은 동물 유전체의 인공지능적 설계육종을 위한 다학제·융합기술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체계는
- 생명과학 분야의 오믹스(유전체·전사체·단백체 등), 유전자 편집, 생물정보학, 시스템생물학, 합성생물학
- 정보기술 분야의 인공지능, 기계학습, 사물인터넷(IoT), 그래프 이미징(형태분석)
등을 포괄하며, 이들 기술이 협력하여 동물육종 과학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2. 국내 발전 현황
건국 이래, 특히 개혁·개방 이후 우리나라 종돈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우수 종돈 번식 체계 구축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육종·증식·보급·응용이 한데 어우러진 기본 틀을 갖추게 되었다. 이와 함께 관련 법규도 꾸준히 완비되고, 선별·평가 능력은 갈수록 향상되어 종돈의 품질이 눈에 띄게 높아졌으며, 이는 양돈업의 건전한 발전 기반이 되었다.
2009년부터 시행된 《전국 생돼지 유전 개량 계획(2009–2020)》을 계기로, 전국에서 105개(현재 89개)의 국가급 핵심 육종장을 선발·지정하여 ‘국가 종돈 핵심군’을 구성하고, 전국 차원의 종돈 유전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육종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2020년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종돈장 대백종의 100kg 도달 일령, 100kg 체중 시 등지방 두께, 총산자수는 각각 162.80일, 10.88mm, 13.0두로, 2009년 계획 시행 초기 대비 일령은 5일 단축, 등지방 두께는 0.7mm 감소, 산자수는 1.7두 증가했다.
현재 국내 종돈은 거의 자급 체계를 이루고 있다. 생돼지 번식 ‘피라미드’ 구조에서 상위 90%에 해당하는 증조·조모(曾祖代·祖代) 종돈의 갱신을 자국 육종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입 종돈은 약 1만 두에 불과해 연간 15만 두 규모의 증조·조모군 갱신 수요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일부 기업은 수입 종돈을 현지에 적응·개량한 뒤 모돈당 연산 이유두수(PSY)를 30두까지 끌어올려, 국제 선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종돈 선발·평가 면에서도, 국내 종돈장들은 이미 B-초음파를 활용한 등지방 두께 측정과 케이지체중계를 이용한 성장 속도 측정이 보편화되었으며, 전담 인력도 모두 전문 교육을 받은 뒤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선발에는 BLUP 육종가치가 적극 활용된다. 기초 연구 분야에서는, 지난 10년간 중국산·외국산 교잡군을 통해 PPAPD(외이 크기 조절), VRTN·SYNDIG1L(늑골 수 조절) 등 주요 경제형질 유전자를 잇달아 밝혀냈다. 후성유전학 분야에서도 돼지 지방·근육 조직의 전장 유전체 메틸화 지도를 최초로 구축했다.
측정 기술은 CT 스캐닝, 열화상 분석 등으로 점차 확장 중이며, AI 기술 붐에 발맞춰 ‘돼지 얼굴 인식’ 같은 스마트 솔루션도 개발되었다. 유전체 선택 분야에서는 2017년 전국축산진흥원 주도로 7개 기관이 참여한 ‘돼지 유전체 선택 플랫폼’을 구축해 국가 차원의 유전체 선발 계획을 가동했다. 국내 연구팀은 기계학습 기반의 육종가치 예측법도 개발하며, 국제 선도 연구 성과를 신속히 따라잡고 일부는 혁신을 이루어, 국내 종돈 육종 기술 수요를 충실히 만족시키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풍부한 토착 돼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1980~90년대 ‘살코기형’ 선호 현상으로 일부 토착 품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으나, 2000년대 이후 자원 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특색 돼지고기’에 대한 시장 수요가 커지면서 토착 품종 보전·이용 사업이 강화되었다. 현재 전국에 83개 토착 품종이 등록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42종은 국가급 보호 대상, 39종은 지방 보호 대상이다. 또한 62개의 국가급 보존장·보호구역과 1개 가축 유전자원이 구축되어 있다. 1999년 이후 토착 품종과 도입 품종을 교배하여 16개 신품종과 14개 계통을 개발함으로써, 특색 돼지고기 산업 발전 수요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 살코기형 돼지 체계 육종은 해외 선진국보다 약 50년 정도 뒤처져 있으나, ‘듀록×랑샤이×대백’(杜长大) 조합 같은 수입 종돈을 핵심 종축으로 도입해 현지화 육종을 수행하는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흔히 쓰이는 방법이다. 오늘날 ‘杜长大’는 이미 순수 국내 품종을 넘어 세계 품종으로 자리매김했고, 전 세계 우수 종축 자원을 선별해 도입하여 우리 종돈 발전에 활용하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3. 문제점과 격차
개혁·개방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국내 종돈 육종 수준은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해 객관적인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해외 선진 육종을 거친 요크셔종(大白猪)은 100kg 도달 일령이 148일로, 국내 핵심 육종장 돼지보다 15일 빠르다. 또 산자수(총산자수)는 15두로, 국내 핵심 육종장 종돈보다 2두 많다. 이러한 격차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드러낸다.
- 육종 체계 미비
- 전문 종돈 회사는 아직 성장 단계에 있다.
- 공동 육종은 전염병, 데이터 신뢰성, 이익 분배 구조 등으로 진행이 더디다.
- 공동 유전 평가 설비도 미성숙해, 현재는 단일 농장 평가에 그치며 데이터 축적이 부족하다.
- 유전 평가 정확도 향상과 서비스·기술 보급 효율화가 시급하다.
- 신기술 도입 지연
- BLUP 유전 평가 도입 시기: 해외는 1980년대 말, 국내 대규모 적용은 10년 이상 늦었다.
- 2012년 이후 글로벌 보편 기술인 유전체 선택 도입도, 국내는 2014년·2017년에서야 시범적·국가 차원 계획이 시작되었다.
- 표형 자동화·지능화 측정 기술은 연구·개발이 앞서 있지만, 실제 육종 현장 기여도는 아직 낮다.
- 측정 기반 취약
- 전통적으로 표형 선발에 의존했고, 개량 계획 이후에야 측정이 본격화되었다.
- 측정 대상·규모가 제한적이다. 예컨대, 15만 두 핵심군에서 연간 농장 내 측정은 약 30만 건(핵심군의 2배), 지방·성능 측정소 5개에서 연 2천 건에 불과하다.
- 해외는 10여 개 이상의 형질을 측정하고, 연간 측정 건수가 핵심군의 7
10배, 단일 센터는 연 3천6천 건에 이른다.
- 육종 투자 부족 및 지속성 결여
- 동물 육종은 대규모 투자·고위험·장기간 소요 사업이지만, 기업의 투자 동력이 부족하다.
- 국가 차원의 특별 연구비는 전무하며, ‘현대 종업(种业) 향상 공정’도 건설비에 국한돼 육종·측정·신기술 적용에는 쓰일 수 없다.
- 최근 5년간 육종 관련 과학기술 사업은 국가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 질병 위협 심각
- 국내 돼지 질병 환경이 복잡하고, 생물 안전 수준이 낮다.
- 주요 가축 전염병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아, 반복 감염으로 육종 성과가 무력화되기도 한다.
- 토착 품종 활용 미흡
- 국내에는 우수한 토착 돼지 자원이 풍부하나, 성장 속도·도체율·등지방·근육 비율 등 면에서 개량이 필요하다.
- 최근에는 교잡 활용에 치중하고, 순수 육종(選育) 투자는 부족해 유전적 안정성과 제품 일관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있다.
4, ‘제14차 5개년 계획’ 발전 방향
제14차 5개년 기간(2021–2025년)에는 국내 기반, 자주 혁신, 품질 향상·공급 보장 전략을 견지하면서, ‘생돼지 종돈업의 품질·수익성·경쟁력 제고’를 총목표로 삼아 전문화 육종과 공동육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 전국 생돼지 유전 개량 계획(2009–2020) 지속 추진
2009년 시행된 유전 개량 계획은 핵심 육종군을 구축하고, 종돈 등록·성능 측정 체계와 유전 평가 시스템을 정비했으며, 유전자 교류 지원을 위한 수퇘지역(公猪站)과 전장유전체 선택 사업을 시작했다. 이 계획은 기업의 육종 의지를 높이고, 육종 기술과 작업을 점진적으로 과학화하여 뚜렷한 성과를 얻음으로써 돼지 육종의 장기적 발전 기반을 다졌다. 제14차 5개년 기간에는 전국 생돼지 유전 개량 계획을 지속 시행하고, 국가급 핵심 육종장 관리·지원 체계를 강화하되, 방역 정화를 장려하고 육종 성과가 뛰어난 핵심장에는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 시장 수요 주도·기업 주체·산학연 융합의 혁신 생태계 구축
중국 생돼지 산업은 전체 규모가 크지만, PIC(영국), Hypor(캐나다) 같은 대형 우수 종돈 기업이 부족하다. 인재·설비·신기술 도입도 뒤쳐져 있고, 종돈 육종·개량에 대한 관심이 충분치 않다. 제14차 5개년 기간에는 육종 기업, 전문 육종 협회 등 육종 주체를 육성·강화하여 기초 육종 역량을 키워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자국 여건에 맞는 공동육종 체계를 종합 기획·실행하고, 동시에 자본·기술·관리·시장 역량이 뛰어난 대형 종돈 기업을 육성해 ‘공동육종+대기업 육종’의 병행 모델을 완성해야 한다. - 지속적 기술 연구개발로 육종 혁신 역량 및 효율 제고
육종 혁신 역량과 효율은 종돈 육성의 핵심이다. 현재 표형 측정 방식은 시간·노력이 많이 들고, 방역 관리도 엄격히 요구된다. 따라서 제14차 5개년 기간에는 비접촉·정확·자동화된 성능 측정 기술을 개발해 정밀 표형 데이터를 확보하고, 번식군·상품돈 정보까지 유전 평가 체계에 통합해야 한다. 또한 기존 전장유전체 선택 기술을 업그레이드하여, 유전자 기능 주석·전사체·조절 요소·후성유전체 정보를 융합한 차세대 유전체 선택 기법을 발전시키고, 유전체 정보 기반 최적 교배와 잡종 우위(heterosis) 활용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 토착 자원 개발·활용 강화
중국 토착 돼지 품종은 우수한 육질·질병 저항성·역환경 적응력을 갖추고 있어, 돼지 육종의 중요한 자원이다. 제14차 5개년 기간에는 유전체·전사체·대사체 등 다(多)오믹스 기법과 유전자 편집을 결합해, 근육 성장·지방 축적·질병 저항성 형성 등의 유전 기전을 체계적으로 해석하고, 주요 경제형질 기능 유전자·분자 요소를 발굴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토착·도입 자원을 자주적으로 개량·육성하여, 고품질·고저항성 신품종을 개발해 중국의 프리미엄 돼지고기 산업이 요구하는 고급 품종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자료 참고:《중국 축수 가축 유전자 자원지–돼지편》, 《중국 양돈업 도해사》, 《중국 육종 돼지품종》, 《중국 현대 농업산업 지속가능 발전전략 연구–생돼지편》 등
발표: 왕리셴(中畜獸醫學會 양돈학분회 전 이사장, 中國農科院 베이징 축수 수의연구소 연구원), 왕리가오(中國農科院 베이징 축수 수의연구소 부연구원)
生猪种业的昨天、今天和明天
当前位置: 首页 > 机构 > 种业管理司 > 美好生活的种子 生猪种业的昨天、今天和明天 日期:2021-03-17 作者:王立贤 王立刚 来源:国家畜牧科技创新联盟 【字号:大 中 小】 打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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